"제주농업 '변해야 산다'"는 절박감이 새로운 돌파구

"제주농업 '변해야 산다'"는 절박감이 새로운 돌파구
[신년특집]본격 FTA시대… 제주농업 '기회'로 삼자
  • 입력 : 2013. 01.01(화) 00:00
  • /김기현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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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전국 농어민이 한·중 FTA 2차 협상이 벌어진 제주도에 집결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항의의 뜻으로 제주산 감귤나무와 감자, 보리 등 농산물을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본격 FTA시대를 맞아 농업 경쟁력을 키워 나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 "시장개방 위기감 이겨낼 수 있다" 의지가 해법 작용
○… 한·중FTA서 주요 농산물 민감품목 지정 매우 중요
○… 우리 농업·농업인 피해 최소화 대책 미흡 지적 여전
○… 올해 국가간 공식 협상·농민 반대 목소리 고조 예상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FTA(자유무역협정)시대를 맞으면서 농업인·생산자단체·행정 등 각 주체별로 총체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비상이다. 지난해까지 47개국과 10건의 FTA 발효 및 체결에 이어 새해에도 경제영역 확대를 통한 국가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호주, 캐나다 등 13개국 8건의 FTA체결 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각 국가별로 FTA추진에 따른 쟁점 현황 및 추진방향을 잡고 공식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한편 국내적으로는 농민과 농민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게 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격 FTA시대를 맞아 농업·농업인에게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시장개방을 '기회'로 삼아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려는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FTA 협상 개요=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국가성장전략의 일환으로 FTA를 적극 추진, 현재 총 47개국과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인도 EU 페루 미국 터키 콜롬비아 등과 10건의 FTA를 발효했거나 체결한 상태다. 또 호주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 13개국 8건의 FTA가 협상 중인 상태에 있다.

이 가운데 제주농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FTA는 국내 절차 진행에 이어 지난 한햇동안 양국간 4차 협상까지 진행됐는가 하면 새해 1월 5차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향후 협상 진행속도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작년 10월말 경주서 열린 5차협상결과 상품분야 전체품목을 민간, 초민감, 일반 품목군으로 나눠 품목별 비중에 대해 논의했지만 양측간 큰 입장차를 보였다. 우리측 입장에선 중국산 농산물의 지속적인 수입으로 다른 어떤 나라와의 FTA보다 큰 농업부문의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결과 감귤피해만도 10년간 1조600억~1조5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나왔는가 하면 마늘 감자 양파 채소류 등 밭작물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전망이다.

결국 한·중 FTA는 핵심인 1단계 민감품목 설정시 그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주자치도 대응전략 및 중점 과제=제주자치도의 한·중 FTA에 대한 기본 대응전략은 주요 농산물 품목에 대한 민감품목 지정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감귤의 경우 양허대상 제외를 원칙으로 하면서 최후수단으론 초 민감품목 포함을 반드시 반영시킨다는 방침인가 하면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생계형 밭작물 중 마늘 당근 무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감자 등도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하거나 양허대상 제외 절충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제주도는 한국이 중국을 그동안 구제역과 과실파리 등 동식물 검역상의 이유로 국가단위 수입제한 지역으로 간주해 온 점을 감안, 중국의 경우 FTA협상시 수입 규제지역을 국가단위로 계속 제한함으로써 중국산 감귤이나 축산물 등에 대해 수입제한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작년 4월 구성한 FTA 1차산업 특별위원회(6개 분과 52명)를 범도민특별위원회(23개 품목별 분과위원회·499명)로 확대 개편,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제주산 신선 및 가공 농축산물의 중국 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수출확대, FTA 대응 전문인력 육성, 영세 농업인 지원확대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제주농업, 경쟁력을 키우자=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개방화되고, FTA 체결이 확산되는 추세에 맞춰보면 제주농업도 '변해야 산다'는 지적에는 상당수 농업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제주농업의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구조를 지닌 상황인데다 중국과의 농산물 교역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압도적인 '일방무역'으로 흐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급부상하는 실정이다.

제주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 이재광 정책부회장은 이와 관련 "제주 농업인 모두 한·중 FTA 충격은 밭작물의 경우 농업을 포기해야 할 단계에 이를 만큼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농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1·2·3차산업을 연계한 농업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수출농업 강화, 농업인 스스로의 충격완화 방안 강구, 제주자치도의 중장기 농업발전대책 강구 등과 함께 밭농업 직불제 상향조정, 면세유 공급 안정화 및 농사용 전기료 인하, 영농자재 부가세 영세율 강화 등의 세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제주농업의 경쟁력 제고는 제주자치도가 FTA 파고를 넘기 위해 '100대 신(新) 영농 선도농가'를 선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장 농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고 농업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영농실태 기술 조수입 자질 등 각 항목별로 심사를 거쳐 선도농가를 선정, 홍보함으로써 제주농업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농업이 FTA시대에 대응하려면 각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발굴, 상품화해가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테면 농업은 친환경, 생물 다양성, 또는 다원적 기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는 전제 하에 지역에 현존하는 자원을 발굴해 지역특성을 살린 활동이나 사업을 전개하고, 궁극적으로 농업의 가치를 증대해 나가는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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