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제주도정 환경정책 어디까지 왔나

[하루를 시작하며]제주도정 환경정책 어디까지 왔나
  • 입력 : 2013. 02.21(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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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제주가 맞나 보다. 정초부터 제주사회는 환경현안과 관련한 논란이 거세다. 논란의 바람을 잠재워야 할 제주도정은 오히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도민여론에 반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역풍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먼저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의 논란이다. 제주사람들의 고단했던 삶을 얘기하는데 제주의 모진 바람을 빼놓을 수 없다. 원망과 경계의 대상이었던 제주의 바람이 지금은 경제적 가치가 높은 자연자원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가동되는 제주지역 풍력발전의 개발이익은 1년에 500억 가까이 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풍력자원의 공공적 이용을 위해 에너지공사를 만들었다. 개발공사가 삼다수를 판매해 그 이익을 제주도에 환원하는 구조와 같은 구상이다.

문제는 제주도가 풍력사업을 통해 개발이익을 도민들에게 환원할 에너지공사를 만들었지만 정작 쏟아야 할 애정은 엉뚱한 곳에 쏟고 있다는 점이다. 풍력발전기를 세울 공간은 한정돼 있다. 마지막 남은 자리들을 제주도는 에너지공사가 아닌 사익을 추구하는 대기업들에게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은 에너지공사는 배제된 채 대기업과 일반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정의 외도로 제주의 바람을 이용한 개발이익은 고스란히 도외로 빠져나가게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비양도 케이블카 문제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던 제주도가 최근 우유부단한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업자는 30년 후 기부채납을 제안하며 도민사회의 대다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 한다. 우근민 지사의 비양도 케이블카 추진을 동의하는 느낌의 발언도 언론을 탔다. 한 시민단체는 비양도 케이블카를 도민자본으로 개발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물로 바람을 건지려는 허망한 발언들이 무책임하게 쏟아지고 있다. 지방선거와 취임 후 줄곧 비양도 케이블카 불가론을 천명했던 우근민 지사의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환경적·경관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곳을 도민자본으로 개발한다고 해서 허용될 수 있는 문제 또한 더더욱 아니다.

한라산 노루의 유해동물 지정 논란도 마찬가지다. 제주생태계의 대표 동물이었던 한라산 노루는 이제 사람에게 해로운 동물이라는 낙인이 찍힐 처지가 됐다. 유해동물로 지정되면 그동안 보호됐던 노루는 총기와 올무로 포획이 가능해 진다. 중산간의 과도한 개발과 토지이용으로 노루의 서식지를 빼앗더니 저지대로 쫓겨난 노루에게 총구를 겨누려는 셈이다. 농민들의 농작물 피해는 애써 외면한 채 그 책임을 말 못하는 노루에게 전가하는 정책이다.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과 개발공사의 먹는 샘물 지하수 취수량 증량 논란도 오래된 숙제가 됐다. 한국공항의 먹는 샘물 증산은 이미 제주도민의 여론에서 판가름이 난 문제였다. 그러나 제주도는 도민여론과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공공적으로 이용한다는 지하수 관리원칙을 저버린 결정이다. 이를 견제해야 할 제주도의회는 더욱 가관이다. 도민여론과 지하수 관리원칙에 따라 당연히 부결해야 할 안건을 질질 끌기만 한다. 삼다수 도외 불법반출과 해외수출 부실계약으로 홍역을 치르는 개발공사가 뜬금없이 지하수 증산을 요구하는 것도 민망할 따름이다. 자숙하며 경영혁신과 재발방지에 노력하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민선 5기 마무리 1년을 보내는 우근민 도정 환경정책의 현주소가 이렇다. 취임하며 내세운 선보전 후개발의 도정철학은 잊혀진지 오래다. 이런 식이라면 지금 제주도가 꿈꾸는 세계환경수도 제주는 요원할 따름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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