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9)유소아 중이염

[제주건강보고서 3H](9)유소아 중이염
귀 아파하고 고름에 심하게 울거나 보채면…
  • 입력 : 2013. 03.0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소아과나 이비인후과 환자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중이염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최승효 교수가 중이염 증세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급성·삼출성·만성으로 분류
합병·후유증 고려 치료해야

이비인후과나 소아과를 찾는 환자 중에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게 중이염이다. 2008년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이염은 10세 미만의 환자들이 의사를 찾는 빈도에서 전체 10위, 병의원을 찾는 빈도에서 6위를 차지했다. 중이염의 발병은 소아에서 매우 흔하며, 이에 지출되는 연간 의료비가 2008년 기준으로 1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중이염은 크게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 그리고 만성 중이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최승효 교수의 도움으로 소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외국의 보고에 의하면 급성 중이염은 생후 1세까지 62%, 생후 3세까지는 83%가 최소 1회 이상 걸린다고 한다. 신생아 때는 빈도가 낮으나 생후 6개월 이후 급격히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2세 전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 다음은 4~7세에서 많이 발생한다. 첫 발병 시기가 2세 이전인 경우에는 반복적으로 급성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삼출성 중이염은 2세와 5세경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80%의 소아는 10세 이전에 1회 이상 앓게 되며, 7~8세 전체 소아의 약 8%에서 삼출성 중이염을 관찰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6~10주를 앓게 되며 더 오랜 기간 앓는 경우도 있다. 이관의 보호기능이 미숙한 유소아에서 상기도 감염이나 담배연기 등 환경적 영향에 의해 이관기능장애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중이강 내 음압이 형성되면서 중이 삼출액이 발생한다. 2차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급성중이염이 발병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급성중이염의 자연소실 과정의 일부이기도 해 급성 중이염 진단 후 수 주 이내에는 대부분의 소아에서 나타난다.

▶진단

급성 중이염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48시간 내에 급성으로 발병했고, 이통이나 이루(귀 고름) 등의 증상이 있거나 울고 보채는 양상이 관찰된다. 진찰 소견에서 고막의 발적, 수포 형성, 이루, 고막 천공, 중이 삼출액 등이 관찰돼야 한다.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이통이나 보챔이 있고, 38.5℃ 이상의 고열이 동반될 때 중증 급성 중이염에 해당된다. 삼출성 중이염은 이통이나 발열 등의 급성 염증 증상이나 징후가 없으면서 중이강내 삼출액이 관찰될 경우에 진단한다. 이 때 삼출성 중이염을 진단할 때는 비강, 비인강 및 구강 검진을 동시에 시행해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비부비동염, 알레르기 비염 등 삼출성 중이염의 만성화 및 재발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이 있는지 확인한다. 또 청력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환아에서는 다음 단계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청력 검사가 시행된다.

▶치료

유소아 급성 중이염의 치료에 있어 외국에서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관찰하는 연구 결과가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유소아 중이염은 다른 상기도 감염과 달리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과 더불어 적절히 치료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후유증이 있음을 고려해 적절히 치료해야한다. 특히 한국은 급성 중이염의 원인 세균과 내성 양상이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국 기준으로 치료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급성 중이염에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통과 발열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적어도 2~3일 후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증상과 징후의 호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급성 중이염 환아들 중에서 중증 급성 중이염을 포함해 ▷급성 중이염이 확진된 24개월 이내 연령의 환아 ▷최근 항생제를 이미 복용하고 있는 경우 ▷급성 편도염 및 급성 부비동염 등의 동반 질환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 ▷2~3일 후 병원을 방문할 수 없는 경우 ▷타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온 경우 등에서는 항생제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집과 같은 집단 보육시설에 다니거나, 2세 미만, 모유 수유를 짧게 한 경우, 누워서 수유하거나 공갈 젖꼭지를 사용 하는 경우, 악안면 기형이 있거나, 직간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는 반복적으로 급성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가능하면 6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생후 6~12개월에서 공갈 젖꼭지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가족의 흡연을 금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최근 널리 시행되고 있는 폐구균단백결합백신 접종은 급성 중이염의 유병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충분하지 않아 환아의 위험인자 및 예방 효과를 고려해 의사의 판단과 보호자의 선호도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 밖의 대체 및 보완 의학 요법은 그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논문 등의 근거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떠한 권고도 할 수 없다.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는 급성 중이염과 달리 약물치료는 잘 시행하지 않으나 약물 치료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보호자가 불안해하거나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서 수술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 등은 항생제 혹은 항생제-스테로이드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기존에 감각신경성 난청을 갖고 있거나, 교정이 불가능한 시력 저하 환아, 다운 증후군이나 두개안면 기형, 구개열, 자폐증 및 전반적인 발달장애, 언어발달장애, 인지기능저하가 동반된 환아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 양측 삼출성 중이염은 일반적으로 3개월을 관찰한 후 시행한 청력 검사에서 난청이 확인됐을 때, 난청의 정도, 보호자의 선호도, 질병을 앓은 기간, 아동의 발달과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그렇지만 고막의 변형이 동반되는 경우는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최승효 교수는 "매우 높은 유병률을 가지고 있는 유소아 중이염의 경우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며 "원인이 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을 확인해 이에 대해 적절히 대처한다면 재발을 줄이고, 시간 및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 비용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29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