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7)제주대 봉사단 '필링힐링'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7)제주대 봉사단 '필링힐링'
편견 걷어내고 건강한 에너지 나눔
  • 입력 : 2013. 03.07(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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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힐링'회원으로 활동하는 제주대 학생들이 지난 2일 봉사를 끝낸 뒤 제주정신요양원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진선희기자

학생 30여명 정신질환·노숙인시설 정기 강좌
"시설 이용자에게 웃음줄 수 있어 오히려 감사"

초록, 빨강, 분홍, 하늘빛 등 색색의 구슬이 자그만 그릇안에 담겨 있었다. "구슬이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기다란 줄에 구슬을 꿰던 여성이 한마디 했다. "이모, 제가 도와드릴게요." 여학생이 그에게 다가갔다.

지난 2일 제주시 월평동 제주시희망원. 주말 오후 이곳을 찾은 대학생들이 비즈공예 강의를 펼치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더러 손놀림이 더뎠지만 젊은 봉사자들의 도움말을 들으며 어여쁜 목걸이를 완성해냈다.

이번에 시설을 방문한 대학생들은 '제주대 아라국내봉사단'의 '필링힐링'팀. 2007년 4월 창단돼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마다 사회복지법인 제주공생이 운영하는 제주정신요양원과 제주시희망원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정신요양원은 만성 정신질환 요양시설. 이웃해 위치한 제주시희망원은 노숙인 복지시설이다.

매해 제주대 1~4학년 학생 30명 안팎이 참여하는 '필링힐링'은 정서적으로 둔감해있거나 위축되기 쉬운 이들이 적지 않은 두 시설에 건강한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회원들은 제주정신요양원에서 신문활용교육(NIE)과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제주시희망원에서는 비즈공예,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한다. 4개팀으로 흩어져 각자 맡은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꾸리며 제주정신요양원엔 힐링을, 제주시희망원에는 필링의 기운을 퍼뜨려왔다.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대학생 자원봉사자와의 만남은 그것만으로도 활력이 된다. 대학생들은 시설 이용자들을 대개 삼촌, 이모라 부른다. 입소자들에겐 대학생들이 손자나 아들딸 같다.

제주시희망원에 머물고 있는 40대 정모씨는 이날 "1년 넘게 비즈공예를 배우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며 "내가 만든 작품을 바자회 같은 행사에 내놓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취업에 도움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이 있다지만 '필링힐링' 회원들은 시설을 방문하며 느끼는 게 많다. 1학년 때부터 줄곧 '필링힐링'에서 활동해온 변유경 학생(관광개발학과 4)은 "이야길 나누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내가 이곳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웃음짓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며 "초반엔 스펙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가 가진 걸 나누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필링힐링'회장인 김태엽 학생(사학과 3)은 "역지사지의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며 "시설에서 생활하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편견을 걷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 묵묵히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단체가 있으면 연락주세요. 문의 750-220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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