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논의만 무성한 행정체제 개편

[월요논단]논의만 무성한 행정체제 개편
  • 입력 : 2013. 03.11(월)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가 지난 3년 동안 추진해온 행정체제개편 논의가 유야무야 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우근민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 때 공약한 기초자치단체 부활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논의만 무성한 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도민 여론만 분열시킨 것이다.

최근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지금까지 논의를 통해 마련한 압축대안인 ▷시장직선·의회 미구성안(행정시장 직선제) ▷시장직선·의회 구성안(기초자치단체 부활) 등 2개 안에서 행정시 권한강화 후 행정체제 개편이란 추가적 안을 끼워 넣었다. 이 추가 대안은 도의회에서 위원회 운영기간 연장안을 의결하면서 '부대의견'으로 제시해 이뤄졌다고는 하나, 엄연히 성격이 다른 내용을 '대안'으로 끼워넣은 것은 사실상 행정체제를 개편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제주도 개편위는 앞으로 3월부터 5월말까지 전문가 및 도민 토론회, 공청회 등을 개최해 도민공감대를 형성한 후, 3개 안에 대한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해 6월말까지 최종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비추어 보면 현재로선 기초자치단체 부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제주도의 행정체제 개편과정과 중앙정부의 행정체제개편 논의를 살펴보면 지금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시대의 흐름은 자치단체의 통합과 계층구조의 축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흐름의 중심에는 제주도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지방행정체제의 주요 골격은 농업시대였던 100여년(1896년 13도제 실시) 전에 정해진 것으로 그동안의 교통·통신·인터넷 등의 획기적인 발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 수립 이후 인구의 증가와 농촌·도시 간의 인구 이동, 자치단체간 역량 차이의 심화 등 사회 경제적 변화 등으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95년에는 40개의 시와 38개의 군이 통합돼 도농복합형태의 시가 설치됐으며 1998년에는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이 여수시로 통합, 2006년 7월 1일에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서 제주시와 북제주군이 제주시(행정시)로,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이 서귀포시(행정시)로 통합됐다. 이후 2010년 7월 1일에는 경상남도 창원·마산·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되기도 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체제 개편이다. 자치단체 통합과 행정시 출범으로 계층구조 축소가 특징인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은 전국 자치단체 통합의 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2월에 발족된 대통령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지난해 6월 지방행정체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지난 2월에는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마쳤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특별시의 경우 구청장직선·구의회 미구성으로, 광역시는 ▷구청장·군수는 시장이 임명, 구·군의회 미구성 ▷구청장·군수 선출, 의회 미구성 등 2개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의 사례가 반영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모델이 되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자치단체 부활을 들고 나오면 누가 법안을 만들어 주겠는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의 논의는 시기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흐름과도 달리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런 전국적인 행정체제 개편논의 상황을 도민들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자치단체 부활이라는 인기 단어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자치단체 부활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한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이         름 이   메   일
833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맑음 2013.03.13 (09:32:57)삭제
고진감래속에 만들어 놓은 제주특별자치도를 어느날 갑자기 들추어내어서 인기몰이식 행정은 지금의 시대에서 없어져야할 하나의 사례로 적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할일은 태산같은데 허송세월속에 .. 이제 남은 것은 그저 되는것도 없구 안되는 것도 없는 .. 이제 도민들이 제 정신 차리고 새시대에 맞는 사고로 격랑속을 지혜롭게 헤처 나가지 않으면 전국의 1% 굴레속에 어느도의 전철만 밟을 것으로 생각이 들어 짐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