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협동조합이 만능인가

[하루를 시작하며]협동조합이 만능인가
  • 입력 : 2013. 04.10(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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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살기 팍팍해진 서민들의 한숨소리에 화답하듯 여기저기서 협동조합이 살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도 경제 민주화를 실현하는 한가지 방법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고 이에 각 지방 정부들, 특히 기초자치단체들이 골목상권을 살리자며 업종별, 또는 지역별 협동조합을 구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에서도 업종별 대표단을 불러 협동조합을 만들 것을 권유하고 교육을 시키고 면담을 하는 등 딴에는 열심히 대민지원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도 바람직한 협동조합이 우리사회에 더 많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금 협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사람들 또는 단체들 중에서 과연 협동조합의 취지와 논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이가 몇이나 될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몇 해 전부터 뜻있는 시민과 단체들이 협동조합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모임이 적잖이 진행돼 왔고 외국의 사례와 국내에서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몇몇 조합의 운영에 대해 진지한 사전 학습이 이뤄져 왔는데 정작 지금 협동조합 조직을 서두르는 직능 단체들과 이를 주도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은 이러한 사전 학습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나본 사람들 가운데 친환경 농민단체나 소비단체, 시민단체 등 협동조합에 대한 사전 학습을 경험한 사람들은 조합의 구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지속적인 공동사업 자체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는데 반해 최근 기초자치단체의 주도로 급조되는 직능단체의 구성원들은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조합만 만들면 나라에서 돈을 지원해준다는 취지로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들 중에는 이른바 기업의 논리와 협동조합의 논리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지 못해서 같은 직종의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빨리 회사를 만들어야 국가의 지원을 선점할 수 있다고 떠드는 사람도 있다.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를 같은 개념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공생공존의 논리를 이해 못하고 협동조합을 이익단체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적이 필요한 담당 공무원들은 서류상의 협동조합들을 빨리, 많이 만들어내려고 욕심을 내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스러울 뿐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주도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정책들 대부분이 단순한 자금 지원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의 협동조합지원에 관한 정책도 누구나 빨리 나서서 자금지원을 받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

언제나처럼 본질은 왜곡된 채 작위적인 해석으로 일관하는 것은 아닌지 초기에 점검해야 한다. 특히 협동조합의 경우 이마저도 실패하게 된다면 공동체의 붕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각 사업체 또는 개인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은 그 개체의 책임이 될 것이지만 조합의 지원에 대한 책임은 조합 구성원 공동에 있기 때문에 구성원간의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상호 비방과 분쟁 등 단순 사업실패로 끝나지 않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그로 인한 사회 또는 직능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을 관계자들은 사전에 숙지하고 좀 더 조심스러운 행보가 필요하다. 또한 자치단체들의 선동적인 사업진행은 자제하고 조합을 조직하는 구성원들의 충분한 논의와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한 사전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양용진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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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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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조 2013.04.13 (14:29:42)삭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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