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분리수거 시범사업만 5년째

비닐 분리수거 시범사업만 5년째
[생활현안 도전]2.쓰레기줄이기-⑦외면받는 비닐류 재활용
  • 입력 : 2013. 04.17(수)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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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2009년부터 대단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비닐류 분리수거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비닐류 분리수거를 시범실시중인 아파트에서 비닐류를 버리는 시민. 강희만기자

제주시, 분리 수거해 놓고도 처리는 못해
홍보 부족 시민들 분리배출 사실도 몰라

과자봉지나 라면봉지, 1회용 비닐봉투 등 비닐류와 필름류는 모두 재활용 품목이다. 하지만 도내 생활쓰레기 배출·수거 시스템인 클린하우스에는 폐비닐류를 내다버릴 별도의 수거함이 없어 시민들은 일반쓰레기와 함께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리고 있다. 쓰레기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도내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문제가 심각한데도 행정의 외면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류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비닐 분리수거 5년째 시범사업만=제주시에 따르면 자원 재활용을 늘리고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2009년부터 비닐류 분리수거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2010년부터 도 전역으로 비닐류 분리수거 확대에 앞서 도입한 시범사업은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33곳(총 1만6800세대)에 포장용 비닐류 전용수거용기 124개를 설치해 하루 2.8t의 비닐류를 수거한다는 계획이었다. 비닐류는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약 6%를 차지하지만 분거 수거가 이뤄지지 않아 모두 소각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닐류 분리수거 시범사업 5년째로 접어드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분리수거가 확대돼 49곳에 비닐류 전용수거 포대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제주시는 300ℓ크기의 대형 포대를 2009년 3월 시범사업 당시 4만장을 제작했는데, 분리수거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지금도 1만장이 남아 있다.

제주시가 시민들에게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방법을 알리기 위해 만든 홍보 리플릿 '클린 제주시, 시민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에는 '비닐류는 이물질이나 물기가 없는 상태로 묶거나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대단지 공동주택을 제외한 클린하우스에는 비닐류 전용 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은데다 분리배출이 가능한 재활용품이라는 홍보도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은 비닐류를 일반쓰레기와 함께 종량제봉투에 담아버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분리 수거하고도 처리는 깜깜=제주시는 하루평균 폐비닐류 발생량을 지난해 말 기준 생활쓰레기 총 발생량인 488.1t의 약 6%인 29t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제대로 분리수거가 이뤄진다면 적지 않은 양인데도 분리수거가 5년째 제자리걸음을 걷는 이유를 제주시는 도내에 처리시설이 없는 탓으로 돌리고 있다.

2009년 제주시가 비닐류 분리수거 시범사업에 들어가면서 당시 C업체와 폐비닐류 수거처리 계약을 맺었지만 업체 사정으로기계설비를 갖추지 못하면서 제주시가 4년 넘게 수거한 비닐류는 재활용 처리되지 못한 채 고스란히 쌓여가고 있다. 3월말 현재 공동주택에서 그동안 수거한 비닐류 255t과 회천동 쓰레기매립장 내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나오는 하루 0.8t 안팎의 폐비닐류 295t 등 총 550t이 쌓여 있다.

제주시는 현재 해안동 인근에 T업체가 비닐류 처리시설을 시험 가동중으로,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비닐류 처리 계약을 체결하고 비닐류 분리수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업체의 정상가동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당장 구체화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시범가동중인 비닐류 처리업체가 정상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비닐류를 별도로 분리 배출하도록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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