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5월은 어떤 달보다 푸르다. 햇살과 바람은 눈부시며 산과 강은 푸르고 꽃들은 싱그럽다. 싱그러움은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 따듯함을 전한다.
5월은 성장과 번식의 달이기도 하다. 영어로 5월을 뜻하는 May는 고대 로마의 여신인 마이아(Maia)에게 드린 달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됐는데, 마이아가 성장과 번식의 여신이기 때문이다. 성장과 번식의 달이라는 5월. 지금 우리는 성장하고 있는가.
회사 설립 초기였던 5월은 아주 가난하고 한가했었다. 성장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2~3년 후의 5월은 허니문 관광객들이 주 고객층이 돼 회사를 살아나게 했다. 그 당시 허니문 관광객들은 VVIP였다.
그러나 그 시절도 그리 길지는 않았다. 요즘은 신혼여행으로 해외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에 허니문 관광객이 줄어들었다. 황금기였던 시절은 불과 몇 년이었고 지금은 그저 잠깐 꿈을 꿨던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 해보면 허니문 관광객들이 적어졌을 뿐이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숫자는 훨씬 더 늘지 않았는가. 이제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관광객 수는 늘었는데 제주의 특산품들이 예전만큼 판매가 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를 알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국인들은 제주의 자연에 매료돼 있다. 화장품 회사들의 경우 수출용은 제주산 원료를 이용하고 있고 점점 제주산 원료를 찾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바이어들이 제주의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 제주를 찾아 오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제주의 특산품을 사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제품을 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제품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정해 볼 수도 있지만 무역사절단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바이어들과 상담을 해 본 결과 우리 제품 품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출하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요즘 우리는 아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제주도 특산품을 판매하는 것, 그 판매량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 그런 것들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수출을 하기 위한 해외 개척활동과 동시에 제주에 들어온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특산품을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샤넬도 지역특산품으로 시작됐다. 프랑스 소뮈르 지역의 검소한 가정에서 출생한 가브리엘 샤넬은 1910년 파리 깡봉거리 21번지에 첫 번째 샤넬 부티크를 열었다. 그것이 점점 커져 지금의 샤넬이 된 것이다. 청정한 제주의 물과 토양에서 만들어낸 우리 제품도 충분히 샤넬처럼 될 수 있는 것이다.
면세점에선 서울에서도, 해외에서도 살 수 있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에서만큼은 좋은 위치에 제주특산품들을 전시해 판매한다면 어떨까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제주자치도 역시 지역특산품들을 어떻게 홍보하며 판매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할 것이다. 제주 특산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업체들만이 고민하고 생각해서는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처럼 중국관광객들이 싹쓸이 식으로 쇼핑하는 시기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허니문 관광객이 VVIP였던 시기도 한 때였듯이 이 시기도 한 때가 돼 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괌과 몰디브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부자가 돼 있을까? 아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다. 우리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양경월 제주사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