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제주어의 미래

[하루를 시작하며]제주어의 미래
  • 입력 : 2013. 06.05(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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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를 조만간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의 언어'라고 유네스코에서 지정했다 한다. 어릴 적부터 제주어를 사용해온 필자로서도 슬프지만 동감하는 바이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녔던 60년대 중반만 해도 언어 정책이 표준어로 통일하려는 기조가 강해서 학교에서는 반드시 표준어인 서울말을 사용하게 했다. 그렇지만 가정에 돌아오면 다시 제주어 선생님이셨던 어르신들이 계셔서 편안하게 제주어를 구사하곤 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획일적인 통일성 내지는 일관성을 추구하는 시대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출산 정책만 해도 '아이 적게 낳기' 캠페인을 하던 시대에서, 자녀를 많이 낳은 가정이 애국 가정인 시대가 왔다. 우리는 삶은 시대의 흐름에 순응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한 가지의 고정적인 법칙이나 원칙은 없다. 아마도 지금과 같은 언어 정책이 지속되는 한 제주어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제주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그나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가정에 계시던 어르신들 덕분이었다. 지금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도 제주어를 가르쳐줄 선생님이 없다. 설령 제주어를 알고 있다고 해도 과거에 세뇌된 언어 교육의 효과로 인해서 아이들에게 말해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서 제주어를 사용하는 연령층이 점차 엷어지면서 제주어를 새로 배우지 않는 연령층은 두터워지는 결과로 소멸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몇 달 전 '제주어 선생 육성교육 과정'에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신청해 일주일에 한번, 두 시간씩, 5개월 예정으로 강의를 받고 있다. 주최 측인 '제주어보전회'에서는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했는데 90여명이 몰려서 신청하는 바람에 모두 받아들여서 교육하기로 했다고 한다. 강의 받는 기분이 마치 일제 강점기에 한글 교육을 받는 기분이라면 과장된 표현일까. 한마디로 편안하고 진짜로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제주어는 과연 필요한 것이기는 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제주어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첫째로 우리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제일 쉬운 방법이면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제주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 제주어를 아는 가정인 경우는 마음먹기에 따라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다. 두 번째로 교육정책이 변해야 한다. 제주의 초등학교 전 학년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 시간은 제주어 교육을 시켜야 한다. 과거에 했던 국어 교육정책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거꾸로 시행하는 것에 불과한 일이다. 그래야 제주어 사용 인구를 늘릴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언론 매체의 적극적인 협조이다. 라디오, 텔레비전 및 신문 등의 모든 지역 매체가 제주어 사용 프로그램 시간을 늘려야 한다. 한 예로 최근에 순수하게 제주어로 제작된 영화 '지슬'처럼 제주어를 모르는 관객에게는 자막 서비스를 통해서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 네 번째로 연구 단체에서는 제주어를 문법에 맞게 '자신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위 '제주어 맞춤법'과 '제주표준어 규정' 등을 잘 정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주어를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시대는 세계화 시대이기도 하고 지방화 시대이기도 하다. 제주는 관광이 미래의 중요 자원이고, 제주적인 것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야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자연풍광을 내세워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서울말만을 일률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주를 생각해 보라. 그 효과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의 영토이면서 외국어인 듯 아닌 듯한 제주어를 쓰고 있는 제주는 분명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섬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성대림 서귀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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