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의 제주맥주 연간 판매량은 사업 초기 100~5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제조공장. 사진=한라일보 DB
다음달 연동 옛 종합시장에 396㎡ 규모 영업장 개설500㎖ 생맥주 기준 5500원… 수입산 1만원 대비 저렴올해 100~500㎘ 목표, 소비자 반응 따라 판매량 확대필스너·페일에일·스토롱에일·스타우트 등 4~6종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제주시 연동 옛 신제주종합시장에 396㎡(120평) 규모의 영업장을 개설, 내달 26일부터 본격적인 맥주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맥주는 제주의 청정자원인 화산암반수와 제주의 맥주보리를 사용해 전통 수제방식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청정한 자연의 맛이 살아 있는 맥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맥주는 100% 맥아로 만든 맥주로서 맥아의 향미가 풍부하고 다양한 호프를 첨가해 맥주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맥주의 제조방식은 하면발효 맥주인 필스너 1종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에일 형태의 상면발효 맥주로서 국내 일반맥주가 하면발효 맥주임을 감안하면 독특하고 풍부한 맛의 맥주를 마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개방공사의 제주맥주 연간 판매량은 사업 초기 100~5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제주맥주 영업장과 판매량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제주시 영업장에서 판매되는 맥주는 필스너, 페일에일, 스토롱에일, 스타우트 등 4~6종이다. 필스너는 체코에서 유래된 맥주로서 4종류의 호프를 사용해 다양한 향취와 부드러운 특징을 갖고 있다. 페일에일은 미국식 스타일 맥주로서 감귤류 계통의 향을 내며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스토롱에일은 영국식 스타일로서 알코올 함량이 6.5%로 진한 맛이 특징이다. 스타우트는 아일랜드 스타일로서 부드러운 흑맥주의 특징을 갖고 있다.
제주지방개발공사는 계절별로, 또 크리스마스 등 특정일에 맞춰 스페셜 맥주를 제조해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병맥주도 소량 판매할 예정이다. 제주맥주는 생산 후 바로 판매되기 때문에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판매가는 500㎖ 생맥주 기준으로 약 5500원 정도다. 500㎖ 일반 생맥주 가격이 3000~4000원임을 감안할 경우 다소 비싼 편이나 330㎖ 수입산 맥주가격이 4000~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품질대비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제주개발공사 감귤가공 공장에 위치한 제조공장에서 맥주를 제조하는 과정(사진 왼쪽)과 완성된 맥주.
▶제주 맥주원료
맥주는 보리를 가공한 맥아와 물, 홉, 효모로 만들어진다. 맥주를 만들 때 물이 80%, 맥아가 15~20%, 홉 0.1%, 효모가 1% 가량 소모된다.
제주맥주인 제스피는 제주산 백호보리로 만든 맥아와 청정 제주지하수를 사용한다.
제주지방개발공사 제주맥주사업추진단 현소양 연구원은 "보리에 일정한 온도와 수분을 주면 싹이 트는데 이 싹을 잘라내고 말린 것이 맥아다. 보리를 맥아로 가공하는 이유는 보리는 물에 넣어도 당분을 배출하지 못하는 반면에 맥아는 물에 넣으면 당분이 물에 잘 녹기 때문이다. 맥주를 만들 때는 당분이 물에 잘 녹도록 맥아를 빻아서 쓴다"고 설명했다.
현 연구원은 이어 "맥아의 종류는 기본적인 것만 해도 십여 가지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맥주에서 가장 많이 쓰는 필스너 맥아, 밀을 가공한 밀 맥아, 카라멜 향이 나는 맥아, 볶아서 검은색을 내는 흑맥아 등 다양한 종류의 맥아를 얼마나 많이, 어떻게 배합했느냐에 따라 맥주의 종류와 맛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현 연구원은 또 "맥주를 제조할 때 쓰는 보리는 녹말이 많고 단백질이 적으며 담황색의 윤기와 광택을 가져야 한다"며 "제주에서 생산되는 맥주보리는 단백질 함량이 적어 제주맥주 제조용으로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또 홉은 미국 및 독일 등 고급 수입산을 사용한다.
현 연구원은 "홉은 덩굴풀이며, 맥주에서 사용하는 홉은 이 덩굴풀의 꽃가루를 가공한 것이다. 맥주 특유의 향기와 쌉쌀한 맛을 내는 원료이며, 거품을 유지하며 맥주가 부패되는 것을 막아 오래 저장해 주는 효과도 있다. 8월 중순에 이 덩굴풀 꽃을 따서 꽃가루를 채취한 후 가공해서 쓴다. 맥아즙을 만든 뒤 맥주원료에 첨가한다"면서 "제주맥주에서 사용하는 홉은 제주맥주의 독특한 맛을 결정해주는 중요한 원료로서 미국과 독일 등 고급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약간의 쓴맛과 과일향취를 적절히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 맥주들은 수입산 맥아를 사용하고 있지만 제주맥주는 제주산 보리를 이용한 맥아를 거의 대부분 사용해 일반맥주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제주맥주의 성공 가능성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를 방문했던 미국 브루클린 맥주 사장은 제주맥주는 제주의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빈 오타웨이 사장도 "지역맥주의 성공 여부는 그 지역의 스토리를 담아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달려 있다"며 "그런 점에서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좋은 물 뿐만 아니라 특색있는 문화까지 어우러져 있어 지역맥주를 만들 수 있는 최적지"라고 평가했다. 제주맥주 제스피의 성공 요건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구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꼽기도 했다.
제주맥주 제조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1감귤가공공장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최대 100㎘. 제주도개발공사는 앞으로 소규모맥주 사업을 추진하면서 맥주 생산규모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인터뷰/오재윤 제주개발공사 사장]"고용 창출·경제 활성화 이바지 기대"
"제주농민들이 생산한 보리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삼다수를 이용해 제주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맥주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재윤(사진) 개발공사 사장은 "제주시 영업장에서 소규모 지역맥주로 시작해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제주맥주의 맛을 알려 나가겠다"며 "일본 맥주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지역 내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이어 "제주맥주는 맥주보리 농가 소득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맥주 영업장 운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 사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기대효과가 예상된다"며 "제주맥주는 제주의 또다른 먹거리 문화를 창출하고 이에 따른 관광산업 부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특히 "제주지역 맥주 영업장을 통해 제공되는 제주산을 이용한 안주요리는 제주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제주산 청정 식재료 홍보 뿐만 아니라 제주의 특색있는 음식문화 경험과 맥주 페스티벌 연계 등 및 관련 즐길거리 체험을 통한 제주문화의 희소가치에 대한 마케팅의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아울러 "제주맥주에 대해 향토주로 주세 감면 혜택을 받아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