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 있을 때 창업해야"

"절실함 있을 때 창업해야"
[제주의 여성기업인](13)박경란 신동아문구도매센터 대표
  • 입력 : 2013. 07.19(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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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란 대표는 사업은 물론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주기적으로 미혼모 시설을 찾아 도움을 주고 있다. 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빠른 물품회전율에 사업 운영 난항 겪어
도매전문 탈피해 소매와 관공서 납품 관심
500㎡ 규모 매장 갖춘 손꼽히는 업체 우뚝

10여년을 고생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주변에서 창업하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말리고 싶어진다. 사업이란 게 예기치 않은 수많은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자신감과 절실함이 있다면 완벽한 준비를 거치고 업종 선정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제주시 용담1동 적십자회관 인근에서 신동아문구도매센터를 운영중인 박경란(54) 대표의 일설이다.

신동아문구도매센터는 약 500㎡ 규모의 매장과 대형 창고를 갖추고 있는 도내에서 손꼽히는 문구점이다. 지난 1989년 창고가 있는 제주시 북초등학교 인근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직원 13명이 일하고 있는 어엿한 중견사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문구사업 초·중반 박 대표는 너무도 빠른 물품 회전율에 정신이 없었단다. 문구란 게 워낙 유행을 타는 물품인지라 하루가 멀다하게 신제품이 입고되고 또 유행에 뒤진 제품은 폐기처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해 신제품이 매일 쏟아지는 문구시장은 그녀에게 큰 고민을 안긴다. 바로 현금 융통이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제품을 계속 갖고 오다 보니 지출이 많았죠. 매출실적을 분석해보니 매달 빚이 쌓여만 가는 거에요. 나가는 것은 현금인데 물건을 팔아 돌아오는 건 어음과 외상거래가 많았기 때문이죠. 이런 비정상적 거래가 이어지면서 10여년을 고생했다"고 그녀는 회고했다.

그래서 그녀는 도매전문을 탈피하고 소비자들과 직접 상대하는 소매와 함께 각급 학교와 관공서 납품에 관심을 기울였다. 적은 돈이지만 소매로 인해 현금이 돌면서 숨통이 트였고 각급학교와 기관을 상대로 한 납품은 안정적인 영업과 함께 사업체 인지도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됐다. 신동아문구도매센터는 '전국 최초 조달청 납품 전문업체'라는 명예도 안게 된다. 수년 전부턴 문구도매시장에서도 현금거래가 일반화되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사업체로 자리매김중이다.

박 대표는 최근 들어 절약 의식이 부족한 학생들의 행태에 충격의 강도가 계속 커져간다고 아쉬워한다.

"필통이 잘 팔리더라구요. 사업초기엔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우리 때만 해도 필통 하나 갖고 학교를 졸업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문구를 단순히 학용품으로 보기보단 자신의 취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용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고 20여년 문구시장 종사자로서 분석을 내놓았다. 그녀는 이어 "싫증 나면 버리고 또 잃어버려도 찾지 않는 것은 물론 신제품이 나오면 곧바로 구입하는 세태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게 풍족한 세상이지만 자아를 갖추어 가는 청소년기엔 절약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사업은 물론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주기적으로 미혼모 시설을 찾아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제주여성경제인협회 이사로도 역할을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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