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에너지를 얻고 삶을 연장해 나간다.
하루의 즐거움도 맛있는 밥을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어떨까? 그 속에는 가족 간의 두터운 정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말하는 식구라는 개념은 매일 함께 밥을 먹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눔일 것이다.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부모와 자녀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있는지, 혹 갈등과 고통의 정도를 이해하고 있는지, 문제에 대해 해결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든 것에 배려와 기쁨을 나누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태고의 밥이나 쌀은 어떤 의미였을까? 신화 속 이야기는 다음처럼 전해진다.
최초의 야생 쌀은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곤드와나 대륙이라고 한다. 주라기 다음인 백악기 때, 과거의 땅 이름이다. 본래 신들이 먹던 쌀 나무의 열매라고 전해지고 있다. 쌀의 여신 또는 곡식의 여신, 풍요의 여신, 추수의 여인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봉을 그들은 쌀에 대한 신으로 믿고 불러왔다.
중국 신화에서, 신들이 살고 있었다는 곤륜산(崑崙山)에서도 쌀 나무의 열매 이야기가 전해진다. 곤륜이라는 단어는 원래 '혼륜(渾淪)' 즉, 카오스(혼돈)를 뜻하는데, 모든 중국인들의 뿌리인 황하의 원류가 이 산에서 시작된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 산의 정상은 북극성과 마주보고 있어 우주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본다면 그럴 법도 하다.
동양의 기본적 사회윤리인 삼강오륜(三綱五倫)은 백호관 회의를 통해서 정해졌는데, 후한의 장제(章帝)는 사람들이 밥 먹는 횟수까지 법으로 정했다는 밥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 황제는 중앙에 머물며 사방을 통치하니 하루 네 번, 제후는 하루 세 번, 공경대부(公卿大夫)는 하루 두 번 밥을 먹었는데 이것은 귀하고 천한 것의 차이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지금 우리는 하루 세끼의 밥을 먹고 있다. 최소한 제후 수준의 식사를 하는 셈이니 스스로가 몸을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옛날 재상(宰相)은 음식을 만들고 나눠주는 사람의 역할로서 천관총재(天官宰)라는 호칭으로 하늘에 바치는 제사를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본래 재(宰)는 집안에서 일하는 죄인이었다고 한다. 현재의 어머니의 모습인 것 같다. 집안일을 총괄하고 주방 일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본다면 현재 주방에서 가족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는 일은 하늘에 음식을 바치는 일 만큼이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밥상을 차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식구만큼 이 세상에서 소중하고 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역할이 있는 만큼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그렇게 만들어 놓아야 하는 책임도 따르는 위치인 셈이다.
사람이 귀하다는 것은 '무엇을 먹고 자랐는가'라는 질문과 상통할 수 있다. 밥을 단순한 음식으로 보지 말고 좀 더 사색할 수 있는 단어로 접근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쌀과 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거창하게 한 사회의 문화를 논하지는 않더라도 가장 작은 우주 공간인 가정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밥을 먹으면서 각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 민족의 문화나 우리 음식의 우수성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랑과 영혼을 담아 밥을 만들고 먹이고 먹는다고 생각한다면 이 보다 더한 보약은 없을 것이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좀 더 잘하고 싶은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모든 부모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노미경 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