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35)양성 돌발성 두위현훈(이석증)

[제주건강보고서 3H](35)양성 돌발성 두위현훈(이석증)
빙빙 돌고 눈앞이 캄캄해져 곧 쓰러질 것 같다면?
  • 입력 : 2013. 09.06(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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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어지럼증이지만 신체의 여러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지럼증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형 교수가 이석증과 관련한 진찰을 하고 있다.

어지럼증 환자 가장 흔한 원인
나이들수록·여자에 많이 발생

약물·재활치료 등으로 대처를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나 혹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이나 주변이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느낌, 주변을 잡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불안감,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곧바로 설 수 없는 느낌, 전신 무력감, 배를 타고 있는 듯한 심한 동요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또 이런 어지러움과 함께 자율신경 증상도 동반돼 토할 것 같은 오심, 구토 및 식은땀 등이 나타나며 심각한 평형감각의 불균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비인후과의 대표적인 전정계 질환이 바로 '양성 돌발성 두위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혹은 '이석증'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형 교수의 도움으로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양성 돌발성 두위현훈(이석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정기능 장애(전정기관은 귀의 제일 안쪽에 위치한 기관으로 신체의 평형을 담당하며, 이 부위에 이상이 생겨 평형장애가 발생하는 것)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5만명에서 30만명 증가한 85만명으로 5년 새에 54% 증가했다.

양성 돌발성 두위현훈 또는 이석증은 특정한 위치로 머리를 움직일 때 수 초 동안 심한 어지러움이나 안진(눈떨림)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어지러움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내이(內耳=귀의 가장 안쪽부분)의 유리된 이석(석회화 물질)들이 세 개의 반고리관 중 한 군데로 들어가 자세 변화에 따라 내림프(소리를 인지하여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달팽이관의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의 하나) 공간에서 부유하며 내림프액의 움직임을 유발해 심한 어지러움을 일으키게 된다. 한쪽 귀에서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40세 이후 나이가 들수록 자주 나타나며, 여자가 남자보다 1.6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유발인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두부 외상, 비활동성(장기간의 침대생활), 노령화, 청신경종양, 전정신경염, 중이염, 메니에르병, 이독성을 유발하는 약물복용, 과로, 스트레스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증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게 되면 병원에서 비교적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여러 유발 안진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검사 중 머리를 한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움직였을 때 심한 구역과 구토 증세를 동반한 회전성 어지러움이 나타나며, 안진은 수평 또는 회전성으로 약 수초간의 잠복기를 두고 10~20초간 지속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양성 돌발성 두위현훈의 80~95%는 세 반고리관 중 후반고리관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해부학적으로 후반고리관이 가장 아래 부분에 놓여있기 때문에 난형낭에서 탈락된 이석이 후반고리관에 모이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이어 수평반고리관의 이석증이 5~15%, 그리고 5% 미만에서 상반고리관 및 다발성의 이석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석이 부유하는 반고리관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양상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만일 고개를 좌측 혹은 우측으로 45도 정도 돌린 상태에서 일어나거나 누울 때 어지러움이 심하게 발생한다면 후반고리관의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고,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 어지러움이 발생한다면 이때는 수평반고리관의 이석증을 생각할 수 있다.

양성 돌발성 두위현훈의 치료는 일단 전정기관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경안정제 종류의 약물을 투여하여 급성기의 심한 어지러움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이후 반고리관의 이석을 제 위치로 치환하기 위한 이석정복요법 및 전정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이석치환술, 전정재활치료, 약물투여 등의 치료를 받고 시간이 경과되면서 현훈은 사라진다. 차후에 재발되는 경우도 30~40% 정도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어지러움증을 일으키는 두위를 피하고, 급작스런 어지러움 발생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운전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증상은 잘 조절되게 된다. 간혹 심한 어지러움이 완화된 후 장기간 가벼운 어지러움이 남게 되는데 이때는 재활운동요법으로 적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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