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5)차귀도

[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5)차귀도
잿방어 무리 유영 모습에 해양수족관을 누비는 듯
  • 입력 : 2013. 09.16(월) 00:00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에서 드물게 해안도로와 바다의 높이가 비슷해 탁 트인 풍경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차귀도는 1978년부터 무인도로 분류된 곳으로 신종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섬이다. 사진 위는 차귀도 주변 해역 도표, 왼쪽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차귀도. 강경민기자

10~15m 해조류· 연산호 군락 혼합분포
5~25m 수심대 큰수지맨드라미 등 출현

일몰장소 유명…78년부터 무인도 분류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앞 바다에 자리잡은 차귀도. 제주에서 드물게 해안도로와 바다의 높이가 비슷해 탁 트인 풍경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붉은 해가 죽도와 지실이섬이나 지실이섬과 와도 중간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구름 사이사이를 뚫고 비치는 석양과 고깃배들이 섬 사이로 빠져나간 뒤로 바다를 태워버리 듯 수평선 속으로 잠기는 해는 황홀경 그 자체다.

차귀도는 수산업이 번창하던 1960~1970년대에는 어선의 피항지로서 빈번하게 이용됐다. 이에 따라 1977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다.

고광훈 전 고산1리 이장은 “차귀도가 무인도가 된 것은 지난 1968년 김신조 사건 직후 정부에서 안보상의 이유로 섬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이 소개되면서 5∼6호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차귀도도 인적이 끊기게 되었다"며 "이후 1978년부터 무인도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귀도는 주변 경관이 우수하고 국내에서 기록되지 않은 종이나 신종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 해양생물의 분포에도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지난 2000년 7월 18일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됐다.

특히 지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잘 알려져 해양생물에 대한 학술연구나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로 이용됐다. 하지만 현재는 차귀도 인근 어업인과의 마찰과 천연물보호구역 지정으로 스쿠버 다이빙이 중단됐다.

▲차귀도 해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양생물.

차귀도는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술연구를 위한 스쿠버 다이빙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본섬 남쪽 해안과 독수리 모양의 바위로 유명한 작은 섬의 동쪽이다. 그러나 독수리 모양의 작은 섬쪽으로는 최근 잠수함이 운행되고 있어 스쿠버 다이버에게는 다소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탐사대는 지난 8일 본섬의 남쪽해역(도표 3, 4번)에 대한 탐사를 진행했다.

차귀도 주변은 제주에서 조류가 강한 곳으로 손꼽히는 해역이다.

지난 탐사가 이루어진 차귀도 주변 해역에서 조류의 영향이 비교적 약해 스쿠버 다이빙이 가능한 해역이다. 본섬 남쪽 해역은 차귀도 주변에서 연산호류가 제일 발달된 해역으로 유명하다. 또 돌돔, 다금바리, 능성어, 벵에돔 등의 대형어류들이 다양하게 출현하고 있어서 연중 낚시꾼이 찾는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다.

탐사대는 낚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몇몇 낚시꾼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탐사를 시작했다.

바다속으로 들어가자 육상부분과 마찬가지로 절벽으로 형성된 해저지형을 나타내고 있었다. 수심이 낮은 5~10m까지는 본섬의 가장자리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보다 깊어지는 수심에서 25m 까지는 큰 바위들이 겹쳐져 쌓여 있는 특징을 나타냈다.

차귀도 해역 역시 다른 해역과 마찬가지로 수심대별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분포를 보였다.

5~10m에서는 감태, 모자반류를 비롯한 대형 해조류와 일부 산호말류와 같은 홍조류가 서식하고 있었고 10~15m에서는 대형 해조류와 연산호 군락이 겹쳐져 서식하는 혼합분포의 특성을 보이다가 5~25m의 수심대에서는 큰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등 수지맨드라미류가 다양하게 출현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15m에서부터 나타나는 큰 바위로 이루어진 암반대에는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자리돔, 줄도화돔, 전갱이와 같은 소형어류가 군무를 이루고 있었고 가끔씩 잿방어 무리가 위협적으로 주변을 유영하는 모습은 해양수족관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장관이었다.

차귀도 주변은 이처럼 풍부한 어족자원과 수중경관까지 빼어나 선상낚시꾼 등 연간 30만명 이상이 찾고 있는 해양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 스쿠버 다이빙 등 각종 관광체험과 올레코스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 서부지역의 해양관광 거점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고대로·최태경기자

[전문가 리포트]"절제된 스쿠버 포인트 새로운 관광자원 될 것"

차귀도는 제주바다목장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쏨뱅이등의 종묘 방류가 이뤄지고 수중테마공원 조성, 산호 종묘 배양 및 종묘이식에 의한 산호장 조성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스크버 다이버들을 위한 정보가 거의 없어 일반 다이버들은 접근하기가 불가능하다.

또 이곳은 제주도에서 조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해역이지만 현재 진행중인 바다목장 조성 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물고기들의 놀이터가 되고 다이버들에게도 많은 볼거리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수월봉과 수월봉에서 당산봉으로 이어지는 올레코스 등 주변의 아름다운 관광자원과 바다속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계해 절제된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를 개발한다면 더욱 유명한 제주의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다.

<조성환 자문위원(연안생태기술연구소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7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