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예술경영학과 공연예술의 경제학적 딜레마

[하루를 시작하며]예술경영학과 공연예술의 경제학적 딜레마
  • 입력 : 2013. 09.18(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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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데 필수요소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각 민족의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와 예술적 수준이 강대국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화예술분야는 역사적으로 볼 때 재정자립도가 가장 미흡한 분야이다. 세계 어느 국가이든 예술분야에 대한 공공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분야는 문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학문적 이론이자 문화경제학에 대한 현대적 접근을 시도한 보몰과 보웬(Baumol & Bowen, 프린스톤대학 교수)의 '공연예술:경제학적 딜레마'는 미국을 중심으로 공연예술의 재정적 위기를 실증적 방법으로 분석한 논문으로 1960년대 미국의 연극, 오페라, 음악, 무용 등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했다. 분석결과 극단과 오케스트라의 비용증가가 공연수입의 증대보다 더욱 빠르게 증가하므로 예술에 대한 공적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즈음 미국문화정책의 근간인 NEA(국립예술기금) 또한 1965년 설립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됐고, 이러한 이론은 근대문화정책의 기조가 됐다.

예술경영학은 1980년대 말 우리나라 주요대학과 국립극장 및 예술의전당 등 우리나라 4대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도입돼 공연현장에 접목하면서 급속하게 발전했다. 예술경영학분야는 문화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예술분야의 생산자인 예술가와 소비자인 관객을 연계하는 역할은 물론, 관객개발 이외에도 공연의 전반적인 계획과 운영, 재원조성 등의 외적요소와 후원회 결성 및 조직과 운영, 사업계획 및 결과보고서 작성 등과 같은 내적요소들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분야다. 이 분야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 파급효과는 대단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여러 대학에 학과가 개설돼 졸업생이 배출되고, 이들이 문화예술기관 및 문화공간, 공연기획사 등에서 활동하면서 수준 높고 훌륭한 공연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960년대 문화정책은 '보몰과 보웬'의 논문이 기초가 돼 예술지원정책이 우선됐으나 2000년대 이후의 문화정책은 예술경영학이 기초가 돼 자본주의시대에 경영학적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예술경영학은 공연기획분야와 국공립예술단 및 문화공간운영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도입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학위를 이수한 전문가들은 유관기관에 채용돼 전진 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문예회관을 비롯한 제주의 공공문화공간과 공립예술단 등 지역 유관기관에선 예술경영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전문가가 없는 예술기관의 운영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제주도립예술단 5개 단체는 약 250명의 단원과 매해 약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내 웬만한 공기업 중에도 이만한 인원의 조직이 없을뿐더러 이러한 예술단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도민이 대다수다.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자숙해 봐야 한다. 언제까지 50여년전 '공연예술의 경제학적 딜레마'에 의존한 무한한 지원정책을 요구할 수는 없다. 세계와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는 예술분야에 경영학을 접목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제주는 이러한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9월에 제주도립예술단내 제주교향악단의 새로운 지휘자가 취임해 그 첫 연주가 개최됐다. 며칠 되지 않은 기간에 무대 위 70여명의 단원을 이끄는 모습은 무척 당당했다. 제주예술계의 신선한 변화와 개혁이 제주교향악단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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