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이상 남은 지방선거가 제주섬 전체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전·현직 지사들의 출마를 위한 행보, 전직 지사의 여당 입당, 현직 지사의 지지자 1만 7000여명과 동반 입당, 그리고 드러나는 거짓 또는 대리, 중복 입당원서 작성으로 인한 등록불가 상황, 당내 경선을 위해 6개월 이상의 당비를 납부한 이른바 진성당원의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선거를 위한 물밑작업이라고 하고 이 또한 정치라고 말한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는 무엇인가?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수단인 선거 때문에 주변이 시끄러운 요즘, 과연 유권자들은 정치를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를 검색하면 사전적 의미는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협력·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의 총칭' 또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혹은 다툼이 생겼을 때 이것을 해결하는 활동' 등 유사한 풀이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풀이는 그 풀이의 범위를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누고 있는데 위의 사전적 의미는 넓은 의미로 규정하고 있고 '국가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표자가 그 영토와 국민을 위하여 실행하는 여러 가지 일 또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유지·조정·행사하기 위해 전개하는 사회적 제반 활동'을 좁은 의미의 정치로 풀이하고 있다. 결국 정치는 사람들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제반하는 모든 사회적 활동을 말하고 좁은 의미의 정치는 권력을 위임받은 자의 공익을 위한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원론적인 지적이지만 유권자들인 도민들은 우리의 지방 정치가 과연 정치로서의 가치가 있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방자치가 실행된 지난 수 십 년간 우리 지역의 지방정치는 과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치였는지, 그것을 위한 선거였는지 묻고 싶다.
특히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과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치 활동인가 묻고 싶다. 개인의 자리보전을 위한 선택일 뿐 도민의 이익을 위한 정치활동이라 말할 수 있는가.
전 현직 지사들이 권력을 과시하는데 화답하듯 통장, 이장들의 줄서기가 이어지며 지역을 위한 정치활동이라고 항변하는데 읍장, 동장이 해야 할 정치 활동을 도지사가 해 주길 바라진 않았는지 물어볼 일이다.
직능 또는 관변단체 수장들의 줄서기가 과연 단체의 이익을 위한 정치활동인가 묻고 싶다. 단체의 수장이라면 지사가 오직 한 두개 단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만한 지적 수준의 사람들임에도 선거 이후에 줄서기의 대가를 요구하기 위해 대열에 합류하는 일을 당연시한다. 관련 실국장과 담당 공무원과 실무를 협의하는 것이 그들의 진정한 정치활동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제주만의 괸당 문화를 선거와 연관 지으면서도 이를 정치라 한다. 우리 집안에 인물 났다고 으스대기 위한, 또는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부당하거나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을 드는 수준일 뿐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으레 선거 때만 되면 뭉치고 나서지 않는가 묻고 싶다.
원론적인 문제제기를 하면 대다수의 도민들은 순진하다고 비웃고 현실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현실적인 정치를 해서 제주지역 정가가 이런 상태이고 살림살이가 이 모양인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린 정치의 의미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협의와 토론, 조정 등의 활동이다. 교과서와 실제는 다르다고 하기이전에 유권자들은 배운대로 살고 있는지, 최소한 배운대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양용진 요리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