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해바라기 부부 김승웅·김경숙씨

[제주愛 빠지다]해바라기 부부 김승웅·김경숙씨
3년 전 귀농 한결같은 해바라기 사랑
  • 입력 : 2013. 12.13(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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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으로 해바라기를 재배하고 있는 김승웅·김경숙씨 부부. 사진은 귀농 3년만인 올해 해바라기 2모작에 성공한 부부가 지난 10월 만개한 꽃 사이에서 찍은 것이다. 강경민기자

시행착오 끝 올해 친환경 2모작 첫 성공
농가와 계약재배 확대… 판로 걱정 없어

제주에서 해바라기와 사랑에 빠진 김승웅(59)·김경숙(54)씨 부부. 3년 전 남편과 귀농을 위해 부인은 20여년간 다니던 대기업에서 과감히 명예퇴직하고 제주로 삶터를 옮겼다.

부부가 희망을 키워가는 해바라기농장은 제주시 회천동 번영로변에 자리잡고 있다. 녹차밭을 사들여 개간한 3만여㎡의 농장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온통 노란물결이었다. 그 풍경을 혼자 보기가 아까워 무료 개방하면서 농장에는 만개한 해바라기꽃을 감상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부는 왜 하필 해바라기 농사를 택했을까? 해바라기에 먼저 관심을 둔 것은 유통업에 종사하던 남편이었다. 식용을 목적으로 해바라기씨를 대량 생산하는 농가가 없어 가능성을 보고 경기도 등에서 해바라기를 재배하던 남편이 본격적으로 해바라기 농사를 지어보겠다며 선택한 곳이 제주였다.

"국내산 해바라기씨를 식용으로 생산하는 농가가 없으니 경쟁상대도 없는 시장이다. 게다가 해바라기씨는 불포화지방산과 엽산 함유량이 풍부한 참살이식품이라 두루두루 좋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제주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농삿일인데다 제주 여러곳에서 해바라기를 시험재배하면서 제주 기후에 적합한 해바라기를 연구하는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노란 해바라기꽃이 활짝 피는 걸 상상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는 부부. 부부의 바람대로 친환경으로 재배한 해바라기는 올해 두 차례나 활짝 꽃을 피워냈다. 2모작에 처음 성공한 것이다. 육묘 방식으로 3월 중순 파종해 7월 중순 전에 씨를 수확하고 나서 7월 말 다시 파종해 10월까지 수확을 마쳤다.

수확한 해바라기씨는 탈곡과 도정과정을 거쳐 생씨앗을 국내 식품관련 기업 등에 납품한다. 공급물량이 부족해 판로걱정은 전혀 없단다. 그래서 부부는 도내에서 해바라기 계약재배를 확대하는 중이다. 부부의 해바라기 농장이 방송을 타면서 키워보려고 상담하러 오는 이들이 여럿이다. 도내 20농가에서 내년 해바라기 계약재배를 신청했다.

"제주에서 재배한 해바라기씨가 제일 고소하고 뒷맛도 달다. 따뜻한 기후와 청정환경, 바닷바람이 빚어낸 덕분일 것이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2모작이 가능하니 해바라기 재배에는 제주가 최고 적지다."

다른지방에서도 해바라기를 계약재배하는 것은 제주가 태풍의 길목이라 행여 큰 피해라도 봐 물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부부는 해바라기 생씨앗은 물론 오일, 비누, 향수 등의 제품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개발 판매중이다. 해바라기초코크런치로 지난해 제주도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지역특성화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주에서 해바라기가 틈새작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적의 기후여건으로 품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고, 올해 농장을 개방해 보니 관광상품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제주에서 해바라기 재배면적을 16만㎡ 정도로 늘려 해바라기 농사의 뿌리를 내리고 싶다는 부부. 질좋은 국내산 해바라기 기름을 널리 보급해 사람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얼굴은 해를 향해 자란다는 해바라기만큼이나 해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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