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17)표선면 '금데기여'

[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17)표선면 '금데기여'
멀리 떨어진 바닷속에 우뚝 솟아오른 '바다 오름'
  • 입력 : 2013. 12.16(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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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바다 맨드라미. 사진=해양탐사팀·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

수중 시야 좋아 수심 20m의 감태군락 서식도 확인
조류 영향 매우 커 일반 스쿠버다이버 접근 어려워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모니터링에 적합

제주도의 남쪽바다는 아름다운 수중경관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스쿠버 다이버가 즐겨찾는 스쿠버 다이빙 명소가 많다.

문섬, 숲섬, 범섬 등은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 직접 들어가 구경하고 싶은 설레임이 드는 곳들이다. 그러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속 한가운데 마치 제주도의 자랑인 오름과 같이 솟아올라 있는 수중여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탐사대는 도내 전문 다이버들에게 수소문해 표선면 앞 해상에 위치한 '금데기여(금덕여)'를 알게 되자 직접 탐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곳은 강한 조류의 영향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물때가 다소 약해지는 시기를 택해 탐사를 시작했다.

금데기여는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앞 해상에서 남서쪽으로 약 2㎞ 떨어진 해역에 위치(33° 17.563N, 126° 54.335E)하고 있는 수중여다. 표선 연안에서부터 비교적 완만하게 수심이 깊어지지만, 이곳을 지나 외해로 가면 다시 수심이 약 65m 이상으로 급격히 깊어지는 곳이다. 주변의 수심은 약 60m에 달하지만 금데기여 상부의 수심은 약 17m 내외로서 주변해역과 약 43m의 차이를 나타내는 수중 독립여이기도 하다.

금데기여의 상부에는 해조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특히 감태가 가장 많이 관찰됐다. 수중시야가 좋기 때문에 여의 상부는 물론 약 20m 이상 깊은 수심까지 감태군락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감태 이외의 대형종으로 큰열매모자반이 서식하고 있으나, 개체수는 많지 않았으며 다른 해역에 비해 유절산호말류의 피도가 높지 않았다.

▲사진 위부터 부채뿔산호와 가시수지맨드라미. 쏠배감펭(라이언 피쉬). 둥근컵가시산호.

금데기여의 정상부인 약 17m의 수심에는 감태의 서식밀도가 높지만 감태와 더불어 다양한 큰수지맨드라미나 분홍바다맨드라미가 혼재하고 있었고, 수심이 깊어질수록 자색수지맨드라미나 가시수지맨드라미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수중경관의 꽃인 연산호류는 분홍바다맨드라미나 가시수지맨드라미의 서식밀도가 높았고 그 밖의 총산호류, 뿔산호류, 가시맨드라미류 등 다양한 색상과 모양을 갖는 연산호가 서식하고 있어 연산호류 전시장 같기도 했다.

탐사 중에 관찰된 어류는 주로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소형 어류가 많았으나, 제주도의 다른 해역에 비해 아열대성 어류인 금강바리의 출현량이 많았다. 방어, 독가시치 이외에도 쏨뱅이, 구실우럭, 꽃돔, 쏠종개 등 다양한 어류가 출현하고 있었다.

금데기여는 제주도 본섬으로부터 2㎞ 이상 떨어진 바다에 위치하고 조류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기 때문에 일반 스쿠버 다이버가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수중환경이기 때문에 수중생태계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데기여는 수쿠버 다이빙 포인트보다는 오히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나 인간활동에 의한 오염원의 영향 등에 의한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모니터링을 하기에 적합한 해역이 아닐까 생각하며 탐사를 마쳤다.

고대로·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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