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신나GO]손수 만드는 전통매듭

[취미, 신나GO]손수 만드는 전통매듭
매듭 맺고 푸는 일… 삶의 지혜 담겼네
생활 속 다양하게 활용
  • 입력 : 2014. 01.10(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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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매듭은 예부터 예술작품이나 생활용품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사진은 전통매듭을 이용해 만든 복주머니. 사진=강문실씨 제공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빛이 감돈다. 유연해 보이는 모양새 뒤엔 강인한 정신이 깃든 듯하다. '전통 매듭'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스친다. 알면 알수록 그 향기가 묘하다.

'손끝에서 맺어지는 단단한 마음.' 강문실씨는 전통매듭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듭을 짓는 것은 정신을 집중해 예를 다하고 정성을 표하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인예당 공방을 운영하며 전통매듭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전통매듭은 알게 모르게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멋을 드러내기 위한 예술작품에 그치는 듯하지만 예부터 생활용품으로 널리 쓰여왔다. 전통매듭을 엮어 만든 팔찌, 목걸이, 브로치 등은 멋스러운 장식품이 된다.

끈을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매듭 모양은 천차만별이다. 전통매듭 기법은 모두 38가지인데 각기 다른 방법을 응용하면 색다른 모양을 낼 수도 있다. 강씨는 "초보자의 경우 도래매듭, 연봉매듭처럼 간단한 기법부터 천천히 배워나가야 한다"며 "서른 여덟가지 기법을 배우는 데까지 약 1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끈목과 송곳만 준비하면 어디서든 매듭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매듭을 만들 때 쓰는 끈을 '끈목'이라고 하는데 송곳은 이 끈목을 조일 때 쓰인다.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면 끈목을 만드는 일부터 손이 많이 간다. 염료로 물을 들인 명주실을 올올이 모아 합사를 짜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초보자의 경우 이 작업을 생략하고 기계로 만든 끈을 사용해 매듭 기법을 익히는 게 좋다.

제대로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한다. 매듭을 지을 때 방법이 조금만 잘못돼도 모양이 틀어져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손가락 마디마디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

매듭을 맺고 푸는 과정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씨는 말했다.

"매듭을 잘못 맺었을 때 끈목을 잘라내면 더 이상 작품을 만들 수가 없어요. 잘못된 부분을 살살 풀어내야 다른 매듭을 이어나갈 수 있죠. 그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와 참 닮았어요. 사이가 안 좋을 때 무조건 끊어내기보다는 잘 풀어서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때마침 전통매듭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의 응용과 창작-일상을 위한 매듭' 특별전은 현대 예술과 접목된 전통매듭의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전시회는 오는 2월 9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인예당 공방 064-702-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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