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호 군락 등 기후변화 따른 생물상 변화 집중 조명변덕스런 바다 날씨·다이버에 대한 안좋은 시선 난관"연안생물 서식밀도와 군집 특이성 정밀조사 필요"
본보의 해양리포트 시리즈의 또 하나의 가지로, 제주바닷속 수중비경 탐사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번 탐사는 지난 2011년 '제주연안 마을어장생태환경' 탐사, 2012년 '제주바다 조간대 탐사'에 이은 세번째 해양탐사였다. 탐사 결과물은 '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라는 타이틀로 본보 지면을 통해 기획 연재됐다.
이번 기획은 도내 스쿠버 다이빙 명소 20곳에 대한 탐사를 통해 제주바다의 숨은 비경을 소개하고 관광자원화를 위한 토대 마련이 주 목적이었다. 특히 탐사팀은 아열대화 돼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제주바다의 생물상 변화를 집중 취재하기도 했다.
▲서건도 수중동굴
▲방사민가시산호와 연산호
▶악조건 속에서의 고군분투=탐사가 진행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름과 가을, 겨울을 아우르는 긴 여정 동안 수중탐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날씨문제다. 스쿠버 다이빙을 해 물 속으로 들어가 탐사를 진행해야 하기에 육상과 달리 바다의 날씨에 항상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이 우선이기에 수중탐사를 진행하기 위해 바람도, 그에 따른 조류도 감안해야 한다. 만일 풍랑주의보라도 내리기라도 하면 물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날씨가 좋아 입수를 했더라도 생각만큼 수중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중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불가능하다. 결국 보강탐사를 진행해야 했다.
다이빙 하기에 최적이라는 연락을 받고 선박에 몸을 실었다가 갑자기 강하게 부는 바람에 탐사를 접은 적도, 탐사 약속시간을 정해 마을포구에 집결하기로 했다가도 갑자기 바뀐 날씨탓에 연기한 적도 수차례다. 탐사를 수개월 동안, 바닷물이 차가워 다이빙 비수기인 겨울이 돼서야 마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바닷속 다이버들.
다이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탐사팀의 발목을 잡았다.
탐사팀이 소개한 20곳의 다이빙 명소 중 서귀포 문섬, 섶섬, 범섬 일대, 제주시 사수동 등 스쿠버다이빙 업체가 많고 이미 활성화된 지역의 경우 탐사시 별다른 절차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탐사목적의 다이빙이라고 설명해도 해당 다이빙 포인트 관할 어촌계에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전 일부 다이버들의 경우 마을어장에 몰래 들어가 해산물을 무단채취했던 사건이 발단이 돼 해녀들의 다이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뿌리깊게 남아있다. 지금도 마을 앞 바다에 다이버들이 나타났다 하면 해녀들이 어촌계에 신고하거나 항의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탐사지가 변경되는 경우는 물론 우리를 감시한다며 어촌계 관계자와 선박에 동승하고 탐사를 진행하는 일도 있었다.
요즘 에코다이빙이라 해서 다이버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제주바다 수중비경을 자원으로 한 스쿠버다이빙 산업 발전 및 마을어촌계의 수익 다변화를 위해서도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섬 바닷속 수지맨드라미산호
▶탐사결과=서귀포 지역 탐사지에선 연산호 군락 해역이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어류와 생물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도 남방해역에서 유입되는 해류에 의해 수송되는 각종 포자들이 최초 안착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역별 지형 특성 및 해황여건, 제주도 육지부에의 하천의 영향 등 서식환경에 적합한 해역특성에 따라 군집을 달리하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기후변화와 함께 제주시 연안으로 확산 현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 예로 과거에 비해 산호 자원 확산이 제주시 해역까지 확장하는 추세로 보여지며 이러한 현상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이번 기획을 통해 소개된 수중비경에 대한 홍보와 함께 지역 및 행정에서 지속적으로 자원을 관리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김준택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은 "서귀포시와 더불어 제주시 연안의 수중올래 경우 신규 확장되는 생물(산호류, 해조류 등)에 대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되지만 서식밀도, 군집 특이성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관리할 제도 및 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로·최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