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원어민교사 켈리 캐롤

[제주愛 빠지다]원어민교사 켈리 캐롤
제주풍경에 반한 '이국인의 제주예찬'
  • 입력 : 2014. 02.28(금) 00:00
  •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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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제주자연에 푹 빠진 켈리 캐롤씨. 바다도 좋아하고 산도 좋아하는 그는 제주에 살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말한다. 강희만기자

요트레이스 출전했다 처음 본 제주
사계절 색다른 자연에 매료 "환상적"
詩 쓰면서 제주 담아내는 문학청년

파란눈의 20대 청년 켈리 캐롤(28·미국)이 제주를 알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2011년 한국에 처음 온 그는 당시만 해도 제주도에 대해 몰랐었다. 이 청년이 'Jeju(제주)'라는 단어를 접한 건 그해 10월 열린 제주~전남 요트레이스에서였다.

바다를 좋아하던 청년은 그저 요트레이스에 참가했을 뿐이었다. 이윽고 항해가 시작됐고 그의 눈 앞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절경이 펼쳐졌다. 유독 구름이 많은 날씨였다.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 뒤에 우뚝 서있는 한라산의 풍경이 신비하게 보였다. 그림같은 제주의 풍경에 푹 빠진 그는 제주에 살겠노라 결심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주국제교육정보원 신제주외국문화학습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 교사 캐롤은 바다를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청년이다. 바다를 좋아하는 그에게 제주는 더없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

"바다를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바다를 항상 볼 수 있어 너무 좋아요. 특히 제주 곳곳을 수놓는 해안도로를 따라 조깅을 할 때는 제주에 오길 잘했다고 느끼죠. 특히 애월해안도로를 좋아해요. 지난해 가을 문턱부터 본격적으로 제주에 살기 시작해 아직 제주의 여름은 겪어보지 못했는데 다가올 여름이 너무 기대돼요."

제주자연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기 시작한 그는 제주자연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며 말을 이었다.

"제주의 자연 그 자체도 좋지만 1년동안 색다른 네 가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환상적인 일이에요. 제가 살던 미국과 다르게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각 계절이 머금고 있는 형형색색의 매력이 저를 더욱 더 제주에 빠져들게 만들죠.

특히 제주의 가을은 제 고향인 클리블랜드를 기억하게 해요. 아! 제가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는 야구선수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활약할 때였어요. 할머니가 '추' 선수를 특히 좋아해서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안고 있었죠."

캐롤은 제주에서의 하루 하루가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본인이 제주에 살게 돼 신제주학습관에서 일을 하게 된 건 '어메이징(Amazing·놀라운)'한 일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제가 제주에 살게 돼 학습관 동료들을 만나고,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한국사람들은 정말 친절해요. 한국아이들도 너무 밝고 웃음이 많아 저를 행복하게 만들죠."

문학을 좋아하는 캐롤은 제주에 살면서 자연과 가까이 하다보니 시상이 끊임없이 떠오른단다. 그래서인지 그는 요즘 머릿속에 떠오른 '하이쿠'를 종이에 옮기기 바쁘다. 하이쿠는 일본 고유의 단시(短詩)로 5·7·5의 17음 형식으로 이뤄진다. 그를 만난 날 오전에도 여자친구를 위한 하이쿠를 한 편 썼다며 보여줬다. 제목은 '성산'이었다.

"The people flow down/ The mountain in processions/ like lava once did(한라산에 사람들의 행렬이 물흐르듯 흘러가네 용암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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