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69)'이서진 cook design' 레스토랑

[당찬 맛집을 찾아서](69)'이서진 cook design' 레스토랑
멋스런 경치, 이쁜 건물… 물 마저 맛있는 집
  • 입력 : 2014. 03.14(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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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식에 양식을 접목한 퓨전 레스토랑인 '이서진 cook design'은 망고쉬림프샐러드, 흑돼지김치파스타 등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강희만기자

누룽지피자 등 독특한 메뉴 인기몰이
한식에 서양식 가미한 퓨전음식 선봬
가족과 제주에 정착한 여성이 운영중


소박한 분위기의 애월읍 일주도로를 따라가며 주변을 둘러봐도 도통 찾기가 쉽지 않다. '레스토랑'이라는 단서 하나만 갖고 있던터라 주변건물 중 이쁘장한 것을 골라가며 시선을 돌려봤지만 허사다. 그 찰라에 도로변 옆으로 앙증맞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서진 cook design'. 이서진? 탤런트 이서진인가? 순간 멈칫했다. 여주인 이름이 이서진이란다. 지난해 초 남편과 함께 제주에 정착한 40대 여성으로, 인천에 살다 제주여행 중 풍광에 푹 빠진 뒤 이전의 모든 것을 과감하게 청산해 제주행을 선택했다. 음식 장사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고 또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지인들에게 맛을 보이는게 좋았던 터라 제주정착의 밑거름으로 이른바 '음식 장사'를 선택했단다.

▲'이서진 cook design' 레스토랑 주인장 이서진(오른쪽)·박영수 부부.

'이서진 cook design'은 전통 한식에 양식을 접목한 퓨전 레스토랑이다. 망고쉬림프샐러드, 흑돼지김치파스타 등 10가지 가까운 독특한 이름의 메뉴 가운데 유독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불고기쟁반샐러드와 누룽지피자다.

음식의 제멋은 보는 맛이라 했던가. 큰 쟁반에 놓여진 불고기샐러드는 우선 색깔이 곱다. 녹색의 신선채소에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 호박, 가지 등 빛깔 고운 야채들이 살짝 구워진채로 녹색의 그것들과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쟁반 가운데 채소에 살짝 감춰져 있는 불고기의 재료는 제주산 한우다. 젓가락으로 채소를 조금 들어올렸더니 불고기 양이 보기와 다르게 푸짐하다. 고기 한점과 야채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었더니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단다. 함께 나온 전병의 일종인 또띠야를 적당하게 손으로 잘라 그 위에 불고기와 각종 야채를 올려놓은 뒤 소스를 찍어 먹는단다. 소스는 주인장 이씨가 시행착오끝에 만들었으며 야채만을 싸서 먹을때 클랜베리와인 소스를, 고기를 먹을땐 스테이크 소스를 찍어 먹어야 제맛이란다. 불고기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에 구운 채소와 생야채가 어우러진게 상상이상의 별미다.

이어진 누룽지피자. 말 그대로 누룽지를 소재로 만든 피자다. 극찬 하자면 동·서양의 만남이라고 할까. 갓 만들어낸 누룽지 위에 불고기와 다양한 재료 및 치즈로 만든다. 아삭아삭한 맛을 내는 누룽지에 고기와 야채맛이 곁들여져 피자전문점의 피자와는 사뭇 다르다. '맛있다'는 것 외에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들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매우 좋아 한다는게 주인장 이씨의 말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가 생기기도 했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이씨는 소박하게 말한다. 가게안엔 손님들을 위한 지극정성이 곳곳에 눈에 띈다. 처음 대접하는 물은 '라벤더'와 '히비스커스'를 넣어 특유의 향이 난다. 비록 몇 개에 불과한 테이블이지만 손님이 앉는 의자는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맑은날이면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작지만 멋스러운 테라스를 준비했다. 잔디가 깔린 야외정원에도 나무와 꽃을 심었다. 모든것이 2층 건물과 어울린다. 커피와 간단한 주류, 그리고 와인을 마시기 위한 손님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 가정집이었던 건물은 10년전 행정기관으로부터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님들의 입을 빌자면 '이서진 cook design'은 물도 맛있는 집이다. 매주 월요일은 쉬며 오전 11시 문을 연다. 문의 711-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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