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내가 먼저 변해야 우리가 산다

[하루를 시작하며]내가 먼저 변해야 우리가 산다
  • 입력 : 2014. 03.26(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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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한중FTA 대책위원으로 대책회의에 참석해 보면 자유무역협정의 위기에 대응하고, 우리 농업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농업인과 공무원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인 것 같은데, 가만히 지켜보면 개인의 민원과 농정에 대한 성토장이란 느낌을 받는다.또 FTA를 미래에 다가올 막연한 농업위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곰곰 생각해보면 제주도, 농협, 농업인 우리 모두의 책임있는 역할이 문제인 것 같다.

농업정책은 다양하지만 일관된 정책은 별로 없다. 정책을 주도해야 할 행정은 너무 민원에 끌려다녀, 우는 아이에게 젖 주는 식으로 정책은 있지만 일관된 정책은 별로 없는 모양새다.

감귤산업에서 난립한 상표와 선과장을 정리해 제주를 대표하는 상표와 몇 개의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정리해 유통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정책만 봐도 그렇다. 선과장은 어느정도 정리돼 가지만 상표와 APC는 중구난방식으로 늘었고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FTA 사업인 하우스시설 확대가 대안이고 끝인지도 되묻고 싶다. 농업분야 전부는 아니지만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확장하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게 분명한데, 책임자는 있으나 책임질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도의 행정적 조력을 받는 농협은 어떤가? 시설은 대형화되고 있지만 급변하는 현 유통체계를 농협에서 주도하고 있는지, 아니면 노력중인지 궁금하다. 다변화하는 현 상황을 시설 확장만으로 이겨나갈 수 있을까? 양적 확대에 맞는 새로운 마인드가 필요하고, 또 그것에 맞는 인력 확충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부족하고 보여주기식 실적에 연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농협은 농업인이 모여서 만든 조직이다. 그러기에 그 기본적인 역할을 농협 스스로가 되새겨 볼 부분이 많다.

이처럼 외적인 문제 외에 가장 큰 문제는 농업인인 나 자신이 아닐까 싶다. 소비자의 욕구는 다양한데 농업인들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자기중심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열심히 가꾼 농산물 가격이 기대에 못미치면 이유가 없지는 않지만 농민들은 행정을 성토하며 도청 앞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농민들은 실망과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다시 농사를 다시 짓는다. 막연한 기대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누굴 탓하기 전에 농업인인 내 탓이 먼저라 본다. 농업인 누구나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적절한 시기에 출하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물론 열심히 하는 농업인도 있지만 상인들이 몇 푼 더 준다면 양심을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건 일시적으로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가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난해 생산된 한라봉 가격은 최악이었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없이 한라봉 농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농업인들이 관행에 너무 길들여져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주하려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소비자는 이런 농업인을 위해 참고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막연히 행정이나 조합에서 해결해 주겠지 하는 안일한 타성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시작도, 결과도 농업인인 내가 변해야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내가 먼저 변하고 행정이 농업인과 소통하는 정책을 흔들림없이 진행하고, 농협이 창립목적에 맞는 마인드를 갖고 함께 나아간다면 아무리 큰 FTA라는 외풍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

내가 변하지 않고는 아무리 많은 대책을 세우고 강조해도 큰 의미가 없다. 농업인인 내가 먼저 철저히 변해야 우리가 산다. <이동은 제주농업기술센터 천혜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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