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식당에서 일군 아름다운 경영

작은 식당에서 일군 아름다운 경영
주디 윅스의 '뷰티풀 비즈니스'
  • 입력 : 2014. 04.11(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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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주디 윅스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낡은 건물 1층에 '화이트 독 카페'를 차렸다. 이 카페는 미국 최초로 지역 상품을 이용한 유기농 음식과 인도적으로 길러진 식재료를 쓴 요리를 내놓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 집단으로 떠오른다.

주디 윅스는 지역음식에는 음식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지역의 자금흐름을 좋게 만들어 지역경제를 육성하고 지역 농부들이 책임감을 갖고 제품을 생산하도록 거래처를 확보해주기 때문이다. 장거리 수송에 발생되는 탄소율 감소 등 무엇보다 몸에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손님들에게 대접할 수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과정은 화이트 독 카페의 중요한 신념이 되었고 지역 음식을 사는 것이 왜 이로운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화이트 독 카페는 어떤 일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행사에 애정을 기울인다. 이는 점차 카페의 상징이 되었는데 손님이 먹고 마시는 모든 음식의 제조 과정을 직접 듣고 배우는 자리로 거듭났다.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에 이 카페는 '미국에서 가장 가볼만한 레스토랑',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으로 선정된다.

요리계에서 명성을 쌓아가며 사업을 통해 모든 걸 이룬 것처럼 보였지만 주디 윅스는 자신이 하는 일이 매일 밤 벌어지는 멋진 파티로 그치지 않기를 바랐다. 카페에서 먹고 마시며 골치 아픈 문제를 내려놓는 것도 좋지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이런 고민끝에 구상한 것이 레스토랑과 외교 정책의 조합이다. '60억명을 위한 식탁을 주세요'라는 이름으로 국제 자매 레스토랑 결연을 하기 위해 베트남, 소련, 리투아니아, 쿠바 등을 방문하고 여행을 마친 소감을 손님들에게 들려주는 좌담회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현지에서 경험한 미국 정부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력 사용과 노동력 착취를 알렸다. 한 번의 좌담회는 또다른 좌담회를 낳았고 한 사람의 실천은 또다른 실천을 이끌었다. 좌담회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커뮤니티, 녹색 빌딩에서의 지속 가능한 삶,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직접 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뷰티풀 비즈니스'는 기업을 운영하다 우연히 공동체를 소생시키고 국가적인 경제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같은 주디 윅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쟁과 쟁취가 아닌 다른 경영,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부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값지다. 박여진 옮김. 마일스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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