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최고!](1)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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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근대교육 100여년… '교육의 메카’로 괄목성장
  • 입력 : 2014. 04.22(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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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교육이 도입된지 100여년이 흐르면서 제주교육 전반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타 시·도교육청이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로 제주교육의 성과는 눈부시다. 사진은 운동회를 즐기는 초등학교 어린이들. 사진=한라일보 DB

초·중·고등학교 188곳… 총 8만5000여명 재학
제주형자율학교·자유학기제 등 '즐거운 실험'
매년 전국 최고 성적… 타 교육청서 벤치마킹

서귀포지역의 A초등학교는 즐거운 변화를 시도중이다.

3~6학년 어린이들은 매주 목요일이면 자신들이 원하는 동아리반을 찾아 수업을 받는다. 동아리반은 ▷독서논술 ▷체험영어 ▷창의과학 ▷창의수학 같은 교과관련 영역과 ▷오카리나 ▷우쿠렐라 ▷색소폰 ▷리코더 ▷풍물 ▷미술 ▷만화애니메이션 같은 예술영역, ▷배구 등 뉴스포츠 영역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또 토요일에는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토요프로그램은 ▷독서교실 ▷토요축구교실 ▷토요스포츠데이 ▷방송댄스 ▷난타 등이 개설돼 있다.

A초등학교의 변화는 올해 제주형자율학교로 신규 지정되면서 가능해졌다. 예산 지원에다 교육과정 및 학교경영에 자율권이 부여되면서 특성화된 학교로 탈바꿈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수 있었다.

A초등학교와 함께 올해 모두 24곳의 학교가 제주형자율학교로 신규로 지정됐다. 현재 제주형자율학교로 운영되는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51개 학교에 이른다.

2014년 3월 현재 제주지역에는 모두 188곳의 초·중·고등학교가 설립, 운영되고 있다. 초등학교 111개교, 중학교 44개교, 고등학교 30개교 및 특수학교 2개교 등이다. 올해 3월 삼화초등학교가 문을 열면서 188개교로 늘었다. 이 들 학교에는 모두 8만50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제주 근대교육의 태동

제주 근대교육의 시작은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6년 강화도조약 직후 교육제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하면서다. 1897년 4월 제주목공립소학교가 개교했다. 1907년 5월에는 제주공립보통학교(제주북초등학교의 전신)가 문을 열었다. 같은 해에 중등교육기관인 사립의신학교가 개설됐다. 1910년 5월엔 공립제주농림학교가 문을 열었다. 공립제주농림학교는 의신학교의 모든 것을 인수하며 오현단에 자리를 잡았다. 1909년엔 사립여학교인 신성여학교가 설립됐다. 또 공립정의보통학교도 문을 열었다. 1911년에는 공립대정보통학교가 설립되며 근대교육이 자리를 잡아 갔다.

#일제강점기 제주교육

일제는 1910년 한·일합방으로 조선총독부를 설치하며 식민지교육정책을 펴 나갔다. 일제는 1911·1922년 조선교육령을 통해 학제를 개편했다. 1938년엔 제3차 조선교육령을 공포해 일본어 상용, 창씨개명 등 민족말살정책을 폈다. 1943년엔 제4차 조선교육령을 통해 교육에 관한 전시 비상 조치령을 반포했다.

일제강점기 내내 항일 민족교육의 불씨가 이어졌다. 1926년 제주농업학교, 1927년 대정공립보통학교 3~4학년생들이 벌인 일본인 교사 배척 동맹휴학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1930년엔 제주농업학교에서 일본인 교장 폭행사건이, 1932년엔 제주농업학교 독서회 사건 등 반일운동이 끊이지 않았다.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민립학교가 설립됐으며 각 지역에서 야학이 개설되기도 했다.

#시련기의 제주교육

4·3은 제주도 유사 이래 도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 1948~1955년 9월 21일까지 6년 6개월 가량 이어지며 막대한 인적·물적피해를 강제했다. 교육계에도 엄청난 생채기를 남겼다. 초등학교 96개교 가운데 45개교, 중학교 11개교 중 2개교가 소실됐다. 이로 인해 2부제, 3부제 수업이 진행 될 수 밖에 없었다.

6·25가 발발하면서 엄청난 수의 피난민이 제주로 몰려 들었다. 정부는 과감한 시책으로 가교실·분교장을 만들어 피난학생을 수용했다. 1951년 8월엔 오현고등학교가 설립되면서 피난중등학교가 병설로 세워졌다. 피난 온 어린이들은 도내 20여 개 초등학교에 분산 수용돼 학업을 이어 갔다.

#1960~1970년대 제주교육

1960년 4월 19일, 3·15 부정선거에 대한 대대적인 반발이 시작됐다. 제주지역에서는 1960년 5월 1일, 중·고·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4·19희생학도합동위령제를 열었다. 같은 달 10일에는 학도호국단을 해체하고 각급 학교에서 자치회나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결성되며 학원민주화를 일궈 냈다.

하지만 열악한 교육재정으로 교실이 부족, 하나의 교실에서 2·3부제 수업이 불가피했다. 시·군 교육감제를 도입, 제주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에 교육감을 두었다. 5·16 직후인 1961년 9월 교육자치제가 폐지됐지만 1964년 부활됐다. 1970년대에는 새마을교육, 1971년엔 중학교 무시험진학이 도입·시행됐다.

#1980~2000년대 제주교육

정치 격동기인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제주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 왔다. 1982년으로 접어들며 중·고교 두발 및 교복 자율화가 이뤄졌다. 1985년엔 고교호국단이 폐지됐다. 1991년 교육자치제의 개선으로 민선 교육감 선출이 이뤄졌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도 면단위 지역으로 확대됐다. 1991년 10월 15일엔 제주도교육위원회가 개원됐다. 30년 만의 부활이다. 1996년 3월에는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1997년부터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이 실시되는 등 새로운 교육제도가 속속 도입되기 시작했다. 2000년도에는 시국사건 및 전교조 활동, 사학민주화 관련 해직교사에 대한 특별채용이 이뤄졌다. 초·중·고교 유학도 전면 자유화됐다.

#2000년대 이후 제주교육

2001년을 맞아 농어촌지역 5세이상 유아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이 시작됐다. 2002년으로 접어들며 무상교육이 중학교 2학년까지로 확대됐다. 2006년엔 교육감 선출 방식이 직선제로 바뀌었다. 유치원 및 초등학교, 읍면지역 중학교 등에 이어 2013년부터는 제주지역 모든 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지난 2007년 시작된 제주형자율학교 또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또 오는 2학기부터는 제주지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된다. 한라중·서귀중앙여중 등 2곳은 연구학교로, 나머지 42곳은 희망학교로 참여한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엔 시험도 없다. 강의·암기식 수업을 최소화하는 대신 학생 참여·활동 중심 교실수업이 이뤄진다. 진로교육도 보강된다.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면 초등학교 및 고등학교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잖다. 제주교육이 수년째 전국 최고를 지키는 저변에는 원칙을 지키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제주만의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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