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하늘이여! 이 땅의 통곡을 들으소서

[하루를 시작하며]하늘이여! 이 땅의 통곡을 들으소서
  • 입력 : 2014. 04.24(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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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슬프다. 예로부터 억울함을 떨쳐 펴려면, 지금의 괴로움을 벗어나려면, 앞으로의 위협을 없애려면, 눌러 오그라들고 사그라져 잦아진 민족의 장대한 마음과 국가의 체모와 도리를 떨치고 뻗치려면, 사람마다 제 인격을 올바르게 가꾸어 나가려면, 가엾은 아들 딸들에게 괴롭고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주지 아니하려면, 자자손손이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길이 누리도록 이끌어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겨레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2천만의 사람마다 마음의 칼날을 품어 굳게 결심하고 인류 통의 옳은 성품과 시대의 양심이 정의라는 군사와 인도라는 무기로써 도와주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나아가 얻고자 하매 어떤 힘인들 꺾지 못하며 물러가서 일을 꾀함에 무슨 뜻인들 펴지 못하랴?"-'독립선언문' 중에서

조상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서 있는 대한민국이여! 당신들이 바라던 이 겨레는 반쪽으로 서 있고, 그마저도 당신들이 꿈꾸던 조국이 아니라 탐욕과 부끄러운 유산으로 가득찬 나라를 이루었나이다. 하늘이여! 이 땅의 통곡을 들으소서.

이 땅에 참담한 어두움이 드리우는 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세 모녀의 죽음, 경주 체육관 붕괴 참사, 참혹한 아동 학대 사건들, 학교 폭력으로 얼룩져가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 앞에 침묵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보다 앞서가는 이들이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되는 현실 앞에 도덕, 윤리, 양심, 책임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안일함과 불의함 앞에 침묵으로 답하는 나의 무책임이 꽃 봉우리들을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과 터져라 울부짖는 오열 앞에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의 시간입니다. 저 바다 속에서 들려오는 피울음소리는 나에게 사람됨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그들의 애통함이 내가 속한 사회와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그들의 절규가 나의 양심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반성합니다. 회개합니다. 생명에 대하여, 이웃에 대하여, 공동체에 대하여 생각하겠습니다.

바빌론의 왕 나부코에게 이스라엘 조국이 멸망당하고 동족들은 노예의 삶을 살게 했던 이스라엘 왕을 기억합니다. 두 눈이 뽑힌 채로 지하 감옥에서 동족들이 부르는 노예들의 합창소리에 고개를 들지 못했던 지도자를 기억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물질의 노예, 권력의 노예, 학력의 노예, 적당주의의 노예, 기회주의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나의 무뎌진 양심과 파렴치함을 그들의 희생 앞에 벌거벗은 수치로 내어 놓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고귀한 대가를 대한민국은 치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노예의 삶을 버리겠습니다. 아직도 이루지 못한 독립선언문의 간절한 소망을 진정으로 이루어 나아가는 조국을 생각하겠습니다. 당신들이 내어 놓은 고귀한 희생은 우리 대한민국을 일어서게 할 것입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희생한 젊디 젊은 꽃봉우리 앞에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불의와 고난의 현장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가난과 질병, 장애, 차별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의 울음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더 좋은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위대한 문구가 아닌 내 이웃의 자녀와 나의 자녀의 미래를 위해 저항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우리의 양심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두 눈이 뽑힐 것이요, 우리의 입술이 바른말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혀가 잘릴 것이요,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의 두 팔이 잘릴 것입니다. 행여 우리를 노예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기필코 당신의 두 눈을 뽑겠습니다.

<홍정호 모던아츠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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