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8)동전 삼킨 내 아이 어떡해?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8)동전 삼킨 내 아이 어떡해?
이유 없이 계속 토하고 제대로 먹지 못하면…
  • 입력 : 2014. 05.09(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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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5개월 남아. 식도내 디스크배터리와 심한 식도 손상. ②11세 여아. 치아교정 중 식도에 고기덩이 걸림. ③3세 남아. 빙초산 마시고 부식성 식도염.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돌 전후 영유아들은 무엇이든지 입에 가져가 위험
디스크배터리는 식도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 유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특히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금지옥엽처럼 여기며 정성을 쏟고, 그 정성을 받는 아이들은 무럭무럭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어린이들 중 일부는 모든 것을 입에 무는 습관에 의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지난 10년간 이물질을 잘못 삼켜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또는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소아청소년이 584명에 이른다. 소아청소년의 위장관 이물은 장을 잘 통과해 대변으로 쉽게 나오는 경우도 있으나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드물지만 전신 마취하에 내시경이나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길고 날카로운 이물은 장천공의 위험성이 있으며, 식도에 심한 부식성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물질들도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강기수 교수의 도움으로 소아청소년 위장관 이물과 관련한 효과적인 대처방안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물을 잘 삼키는 나이는 생후 6개월에서 만6세 사이의 어린이들이다. 물론 초등학생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에선 비교적 드물다. 특히 돌 전후의 영유아들은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입으로 가져가는 때여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세 이후의 유아들에게서도 습관적으로 이물질을 입에 무는 경우가 있다.

이물의 종류는 둥글거나 날카로운 것, 짧거나 긴 것, 부식성이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동전이다. 이 외에 고체 이물로는 바둑알, 장난감 총, 머리핀, 옷핀, 핀, 클립, 수지침, 못, 나사못, 이어폰 마개, 생선가시, 자석, 디스크 배터리, 칫솔, 열쇠, 자석 볼, 갑각류 껍질, 고깃덩어리, 과일씨, 조개 껍질, 소라 껍질, 손톱, 스티커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액체 이물로는 드물지만 세제, 락스, 빙초산 등이 있다.

이물을 삼켜 식도에 걸린 경우, 목이나 흉부에 불편감이 있으면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침이나 물을 삼키는 것 조차 힘들고 영유아일수록 보채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디스크 배터리를 삼켜 식도에 걸린 경우는 매우 위험하다. 디스크 배터리는 동전 크기의 둥글고 평평한 수은 건전지로 주로 장난감, 계산기와 손목시계 등에 배터리로 쓰이는 것이다. 식도에 걸린 경우, 배터리 내의 알칼리 성분이나 수은 성분이 흘러 나오면서 식도 점막의 괴사와 궤양을 초래하거나, 배터리에 전류가 흘러 식도에 전기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빙초산이나 식초의 경우는 강산성이어서 식도에 화학적 화상을 일으켜 심각한 부식성 식도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④7개월 남아. 수지침 2개 삼킴. ⑤위 내의 쇠구슬과 출혈성 위염.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⑥12개월 여아. 소장에 막대자석 3개, 장천공과 복막염 수술로 제거. ⑦13세 여아. 양치질 중 칫솔을 잘못 삼켜버림.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위장으로 들어온 이물은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지만 간혹 이물에 의한 출혈성 위염이 발생해 복통을 초래하기도 한다. 위장으로 들어온 이물이 위, 소장 또는 대장에 장 천공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길이가 길거나 날카로운 이물은 장 천공을 일으킬 위험도가 높다. 자석의 경우 한 개를 삼킨 경우는 특별히 문제가 없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자석을 삼킨 경우 장의 서로 다른 위치에 자석이 놓일 수 있고 이때 자석끼리 붙어버리면서 장 천공이 발생하고 복막염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삼킨 이물의 90%는 X-선 촬영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상과 진찰 소견이 중요하다. X-선 촬영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증상과 진찰 소견에서 위장관 이물이 의심되는 경우 내시경을 비롯한 특수검사를 해야 한다. 영유아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토하고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에도 식도 이물을 고려해야 한다. 영유아의 경우 이물을 삼키는 것을 부모가 보지 못할 수 있고, 아이들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도에 걸린 이물은 24시간 내에 상부위장관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날카로운 이물이나 디스크 배터리의 경우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제거할수록 식도 손상이나 식도 천공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내시경을 시행하려면 금식시간이 충분해야 하기 때문에, 이물을 삼킨 직후부터는 음식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 바둑알은 타원형이어서 식도에서 내시경으로 삽입되는 기구에 잘 잡히지 않아 제거할 때 매우 어려울 때가 있어 전신마취하에 제거하기도 한다. 디스크 배터리는 식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켜 배터리를 제거한 이후에도 장기간 금식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빙초산을 마신 경우도 식도 전체에 부식성 손상을 초래하며 장기간의 금식과 약물치료가 있어야 한다.

위장으로 들어온 이물의 95%는 장을 잘 통과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대부분 4~6일 이내에 배출되지만 매우 드물게 3~4주가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금속이나 자석, 디스크 배터리의 경우는 위염과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경우에 따라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큰 아이들의 경우에는 이물의 지름이 5㎝ 이상이거나 두께가 2㎝ 이상이면 위를 잘 통과하지 못해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 날카로운 이물은 장 천공을 일으킬 위험도가 높아 가능한 제거해야 한다. 날카로운 이물이 소장이나 대장에서 3일 이상 동일한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경우 수술적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 날카롭지 않은 이물이라도 위, 소장 또는 대장에서 동일한 위치에 3일 이상 머물러 있고, 복통과 구토가 있거나 복막염 증상이 있으면 자석이 여러 개 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강기수 교수는 "소아청소년 위장관 이물은 대체로 어렵지 않게 해결되지만 이물을 제거할 때까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할 때가 많다"며 "드물지만 이물에 따라 심한 식도 손상이나 급성 위염, 장 천공을 일으킬 수도 있어 어른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특히 돌 전후의 영유아들은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입으로 가져가기 쉬운 연령대"라며 "날카로운 물건이나 디스크 배터리, 자석은 손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세제나 식초, 빙초산을 종이컵 같은 용기에 담아두는 것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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