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최대 음악축제의 하나인 '교향악축제'가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었다. 1989년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시작되어 2000년부터 국내 모기업의 예산 지원으로 진행되는 이 축제는 예술의 전당이라는 복합문화공간에 '기업메세나'라는 지원 제도를 접목하여 문화예술 분야 활성화를 촉진하는 계기도 되었다.
서울예술의전당은 이러한 기업지원과 함께 다양한 재정자립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문화예술과 문화공간이 공공예산을 먹는 하마가 아닌, 돈을 만들어내는 공공시설로 주목받으며 조직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구조 조정하였다.
또한 식음료사업이 부대사업이 아닌 공연장에 반드시 필요한 편의시설이라는 콘셉으로 2003년부터 식음료사업을 직영으로 시작하였고, 지난해 예술의 전당 내 '벨리니 레스토랑'의 수입은 약 20억원을, 음악분수대 옆의 '모차르트 카페'는 약 3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러한 공공시설의 경영효율화 프로젝트는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공간에 영향을 끼치면서 지역문예회관의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기도 하였다. 제주에서도 최근 국립제주박물관, 도자연사박물관 등 일부 공공문화시설에 카페테리아를 설치하고 문화공간 활성화 방안의 하나이자 관객 집객 방편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문화공간은 물론 예술단도 수익창출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시도하여 장기적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정책기조가 바뀔 때마다 문화예술은 가장 중심에 있었고, 이번 박근혜정부 또한 문화융성이라는 화두로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제주도정도 문화융성추진단 조직구성과 함께 제주시를 문화지구로, 서귀포시를 문화도시로 육성해 제주를 '문화의 섬'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제주의 문화인프라를 보면, 100여개의 공공문화시설과 총 250여명 5개 공립예술단이 단체별 매해 약 40여회의 음악회 및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기관 및 단체별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이 되지만 시장실패(market failure)의 명분을 벗기는 역부족이다.
물론 문화예술 분야는 경제논리의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하지만, 시장실패의 현상은 현대사회의 추세와 어긋난다.
문화예술은 소비재로서 정부 및 공공지원의 대상이긴 하나,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언제까지나 '팔길이 원칙'과 '정부의 무한지원'을 요구하기에는 논리가 부족하다. 이는 미국 경제학자인 '보몰과 보웬(Baumol & William)'의 『공연예술 : 경제학적 딜레마』(Performing Arts : The Economic Dilemma)에 반하는 이론이지만, 더 큰 물줄기인 자본주의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이러한 흐름은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발전전략과도 깊은 관련을 갖는다. 지역 발전전략의 하나인 도시(장소)문화마케팅의 권위자인 그리피스(Griffith)의 문화전략 모형 중 문화산업 모형(cultural industry model)은 제주문화, 환경, 관광 인프라의 활용과 매우 유사한 점을 볼 수 있다.
이를 적용하여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적 아이덴티티와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육성해야 한다.
또한 제주의 공공문화시설과 공립예술단의 효율적 활용과 경영효율화를 통한 다양한 프로젝트 및 도시문화마케팅의 추진전략은 제주브랜드 문화상품 개발과 함께 제주의 미래를 담보하는 새로운 분야로 성장할 것이다. <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