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장에 숙성된 오리고기 주물럭이 일품인 틈새식당은 한상 가득 밑반찬에 해물수제비로 입맛을 더한다. 최태경기자
양념장에 숙성된 오리고기 맛 일품조미료 안쓴 양념으로 건강도 챙겨한상 가득 밑반찬에 해물수제비도
오리고기를 매콤달콤한 양념과 함께 '주물럭~ 주물럭~'. 뜨겁게 달궈진 불판 안에서 오리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 이만한 보양식이 또 어디 있을까. 술 한잔 곁들이면 최고의 안주로 손색이 없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틈새시장. 점심시간에는 정식 위주로, 저녁에는 오리 주물럭이 주 메뉴다.
중문에서만 16년동안 식당을 운영했다는 양정안씨.
중문에서만 16년 동안 식당을 운영한 양정안(51) 사장의 '어머니 집밥'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들면서 동네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식당 이름이 특이했다. '틈새식당'.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냐는 기자의 농담섞인 질문에 양 사장은 "이 곳으로 식당을 옮기기 전에 반지하에서 식당을 하고 있었는데, 손님들이 식당 위치도 그렇고 '틈새 틈새' 말하기 좋다하면서 어쩌다 보니 식당이름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양념장과 함께 잘 숙성시킨 오리고기에 감자와 대파, 당근 등이 더해져 불판에 오른다. 본 메뉴가 완성되기전 손님들의 입이 심심할까 다채로운 찬들이 나온다. 배추김치, 깍두기, 멸치·오징어채볶음, 미나리, 메밀묵. 다른 식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찬들 사이에 주인장이 술손님을 위해 준비한 특별 에피타이저가 눈에 띈다. 식욕을 돋우기 위하여 식전에 먹는 요리나 음료인 에피타이저. 틈새식당에선 찹쌀순대와 옥돔구이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따끈한 순대를 한입에 쏙~, 간이 잘 밴 옥돔구이를 안주로 소주를 한 잔 들이키며 본 요리가 완성되기도 전에 술 한병이 동나게 생겼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를 지도 모르니 순대와 옥돔구이를 추가로 시키는 일을 자제하도록 하자.
오리주물럭이 촉촉하게 익어갈 때쯤 추가로 나온 부추와 각종 버섯, 가래떡을 불판에 투하하고 본격적으로 뒤집고 섞고 볶아보자. 오리에서 빠져나온 기름이 많다는 걱정을 접어두자. 오리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지방이 과다축적되지 않는다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은 실온에서 액체로 존재하기에 흡수시 혈관을 막지 않는다고 한다.
화학적 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아 만든 양념장 탓일까. 매콤달콤한 주물럭의 향이 온 식당에 퍼진다. 양념장의 비법을 묻자 주인장은 '이런 저런' 재료를 말하다 "에이, 그냥 집에서 해먹는 대로 만든거지. 조미료는 넣지 않고…"라며 웃는다. 집에서 내 남편, 내 자식들이 먹을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그녀의 말에서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만의 비법 아닌 비법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에 완성된 오리주물럭.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오리고기를 겨자소스를 곁들인 부추와 양파와 함께 먹어도 되고, 상추에 양파채와 된장, 마늘에 싸 먹어도 그만이다. 오리주물럭에 투하한 버섯과 부추, 가래떡은 말 그대로 별미다.
한 상 다 먹고 나면 남은 주물럭에 밥을 볶아 먹을 수도 있다. 특히 주인장이 준비한 마무리 '후식'(?) 해물수제비는 오리주물럭 코스의 대미를 장식한다.
"저희집 음식만의 특별한 맛에 대한 비법이나 그런 것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정직하게 만들고,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 행복해 지니까 이게 가게 운영하는 재미 아닐까 합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로, 매주 일요일은 쉰다. 정식은 7000원, 오리주물럭은 대 4만2000원, 소 2만8000원이다. 요즘은 여름철 별미로 콩국수도 하고 있다. 문의 738-3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