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외과의사 전영웅씨

[제주愛 빠지다]외과의사 전영웅씨
환자 치료하며 제주삶 쓰는 파워블로거의 삶
  • 입력 : 2014. 07.25(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의사이자 제주와 관련된 풍성한 정보를 소개하는 파워블로거인 전영웅씨 가족.

제주 맛집·여행 등 소개 3년 연속 우수 블로그 선정
세월호 생존자 진료 경험 공개 등 사회 문제도 환기

의사이자 파워블로거인 전영웅씨는 자신을 제주 정착 이주민으로 소개하기에는 '안 좋은 케이스'로 분류한다. 전문직업인으로 자리잡아 비교적 편안한 삶을 유지하는 이야기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많은 이주민들에 비해 재미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남다른 재미와 정보를 주고 있다.

경남 남해에서 군복무를 하던 그는 서울을 떠나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후 서울 생활은 전문의로 성장하기 위한 트레이닝 수단일 뿐이었다. 레지던트 과정을 끝낼 즈음 청주와 군산, 삼척, 제주 등을 염두에 두고 아내와 논의하던 그는 제주를 택했다.

2010년 1월 31일 제주에 둥지를 튼 그는 제주중앙병원 외과의사로 지금까지 근무해오고 있다. 제주에서의 삶은 그와 가족에게 여유를 안겨줬고, 그 여유는 고스란히 '살'로 드러났다. 그래서 시작한 운동이 검도로 시작해 자전거와 스노클링으로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필라테스도 즐기고 있다. '찌' 대신 '루어'를 이용해 수시로 장소를 옮겨 다니는 그에겐 낚시도 운동이다.

"제주인들은 당장 눈앞의 삶에 집중하다 보니 이곳의 생활이 팍팍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여행자들에게만큼은 천국이죠. 운동과 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도 제주도는 안전장치가 부족한 단점은 있지만 환경 자체는 더할 나위 없죠."

운동과 함께 다이어트도 병행 중인 그는 발표된 세상의 모든 다이어트 방식을 거부한 채 새로운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다. 한달에 1㎏씩, 1년간 12㎏을 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니 여느 다이어터들처럼 굶거나 줄이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피할 이유가 없다. 맛집 순례도 많은 취미 중 하나다.

그는 그렇게 여유로운 삶의 이야기를 개인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수필 형식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쓰기 전문가가 무색할 만큼의 서평을 생산하는 경지에 올랐다. 그의 블로그에는 요리·여행·서평을 담은 'MYSELF', 제주에서의 삶을 기록한 'LIFE in JEJU', 발품을 팔아 만족한 음식만을 소개하는 '제주의 맛집&멋집' 등 정보가 풍성하다. 3년 연속 '다음 우수 블로그'에 선정된 이력이 파워블로거임을 입증한다.

2008년 5월 광화문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기 시작한 그는 시사적 내용을 올리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달 초 블로그에 올린 '세월호,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은 '다음'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난 제주도 화물차 운전자가 그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죽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 글은 이렇게 끝난다.

"살아남은 자들은 살아남았다는 죄로 위로도 생계 대책도 지원도 없이 방치돼야만 했습니다. 생을 잃어버린 자들이나 생을 유지하는 자들이나 괴롭고 힘들기만 한 세상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나라에 열심히 세금을 내며 살고 있습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9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