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복합문화공간의 시초는 서울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이라 할 수 있다. 1988년 음악당과 서예관의 개관을 시작으로 오페라극장 등을 포함한 전체공간이 1993년에 완전 개관되었다.
복합문화공간이라 함은 음악당, 미술관, 연극 및 무용극장, 오페라 및 뮤지컬 전문극장, 컨벤션 및 세미나 홀 등 전문공간이 유기적이면서 복합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말한다.
제주에는 3개의 공립문화예술회관이 존재한다. 1998년 개관한 제주문화진흥원(문예회관), 2010년 개관한 제주아트센터, 그리고 서귀포 최초의 종합문예회관으로 2014년 올해 개관한 서귀포예술의전당이다.
제주문화예술회관은 1988년 열악한 지역문화예술분야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문화예술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였고, 크고 작은 예술축제의 장이 되면서 제주문화예술의 중심역할을 하여 왔다. 그러나 국제규모의 세미나실 또는 컨벤션실, 대중을 위한 강의 또는 교육실 등이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아트센터는 대극장 하나만을 보유하고 있어 극장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복합문화공간도 아니고, 음악전용 홀도 아니고, 뮤지컬이나 오페라 전용극장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200석에 가까운 극장에 20여명 내외의 실내악, 10명 내외의 뮤지컬 공연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관련 예술가들이 대관을 꺼리고 있다. 실내악이 중심이 되는 클래식 음악공연은 어쿠스틱 사운드가 생명으로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홀음향이 매우 중요한데, 제주아트센터는 취약점이 바로 그 점이다. 상주단체인 제주예술단도 구조적 문제로 집을 떠난지 오래고,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까페테리아나 휴식공간도 없다.
지난 3년간 제주의 공연개최 현황을 보면 제주에 어떠한 문화공간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는데, 제주에서는 매해 약 1500여회의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 그 중 약 60%가 음악회이고, 연극도 약 30%나 되고 있다. 반면 오페라나 무용, 뮤지컬 등은 겨우 10여회에 불과한 현실이다. 약 800여회의 음악공연의 근거를 보면, 도내 대학에 음악학과가 2개있고 공립예술단인 교향악단, 합창단, 관악단이 있기에 이러한 많은 음악활동의 이유가 되고 있다. 반면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무대공연예술학과가 전무한 것은 제주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숙제이다.
서귀포시는 2014년도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문화관광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전국 최초 휴양예술특구로 지정되는 등 서귀포지역을 문화예술의 메카로 육성하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침 서귀포지역 최초 복합문화공간인 서귀포예술의전당이 6월 개관하여 40일간 15회의 다양한 공연에 총 7500여명의 관객으로 약 75%의 객석점유율을 넘어섰다. 설문조사 결과 2회 이상 중복 관람한 관객도 30%에 달하고 있다.
서귀포예술의전당은 대극장, 소극장, 전시실, 세미나실, 교육실, 연습실 등을 구비한 중소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전시실, 야외공연장 등 문제가 없지는 않다. 차근차근 리모델링을 통해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서울 정동극장이 독특하고 다양한 전통공연과 타깃 설정을 통한 맞춤식 공연으로 히트를 치듯이, 또한 서울예술의전당이 직영하는 '벨리니 레스토랑'과 '모차르트 카페'의 연수익이 50억원을 넘어서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처럼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라나가기를 기대한다.<김태관 문화예술학박사·공연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