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환경수도 제주](9)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 실태

[세계환경수도 제주](9)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 실태
'가축분뇨 자원화 조성' 외치지만 각종 규제로 도산위기 봉착
  • 입력 : 2014. 08.18(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6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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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①~⑤는 가축분뇨 수집에서부터 바이오 액비로 재탄생한 뒤 골프장에 살포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①금악리 양돈농가에서 수집해온 분뇨를 액비처리시설 탱크안으로 넣고 있다 ②산소를 주입해 양돈분뇨를 부숙시키고 있다 ③부숙시킨 양돈분뇨를 2차로 여과 처리하고 있다 ④전처리 과정을 통해 무취 바이오 액비로 재탄생한 모습 ⑤중문 골프장에서 살포중인 바이오 액비. 강희만기자

매년 여름철 양돈단지 주변 악취 민원 끊이지 않아
제주도, 분뇨 처리 위한 공동자원화 사업 확대 방침
액비, 퇴비보다 효과 낮아 이용기피… 탁상행정 문제

매년 여름철이 되면 도내 양돈단지 인근에 있는 중산간 도로 주변은 양돈분뇨로 인한 악취가 진동한다.

제주자치도는 이런 악취로 인해 청정제주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양돈단지 인근 주요도로변에 악취 저감제를 살포하고 있다. 또 가축분뇨의 육상처리기반 확충과 자원순환농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각종 규제와 액비 사용농가 감소로 인해 도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실태=제주시 금악리에 위치한 이호영농조합법인(대표 임재홍)은 가축의 사육과정에서 배출되는 분뇨를 수거, 충분한 부숙과정과 2차 여과처리를 통해 액비를 생산하는 가축분뇨 액비자원화 시설이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한 전국 가축분뇨 자원화조직체(공동자원화·액비유통센터)266개소에 대한 현장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공동자원화 시설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외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농가들이 이곳을 찾아 선진 액비자원화 시설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이미 국비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인센티브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액비생산시설 가동 전기요금이 누적되고 액비 판매처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 곳에서는 금악 양돈단지내 있는 21농가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분뇨는 후숙처리과정을 통해 농가 등에 액비로 판매하고 분 슬러지는 비료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가축분뇨 월 처리량은 4500톤이다. 이호영농조합법인은 '가축분뇨 바이오액비 골프장 이용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가축분뇨 바이오액비 골프장 이용 시범사업은 현재 골프장 사용 화학비료를 가축분뇨로 만든 바이오 액비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가축분뇨의 자원순환적 이용을 촉진시키고 골프장 경영비를 절감시키고 있다.

이호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3년 9월 이후 현재까지 1만톤의 축분뇨 바이오 액비를 중문골프장에 공급, 살포했으며 지금까지 액비살포로 인한 골프장 내장객의 불편이나 잔디 품질의 안정성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관수시설(스프링클러)을 이용해 대량으로 자동살포되는 바이오액비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에서 충분한 부숙과정과 2차 여과처리를 통해 생산된 완전 무취 액비로 골프장 잔디 생육상태를 고려해 1회에 350톤을 10분 이내에 살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살포과정에서 가축분뇨 특유의 냄새를 전혀 감지하지 못할 정도의 양질의 바이오 액비로 골프장 관계자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현재 진행중인 시범사업이 타 골프장으로 확산돼 실용화 되면 골프장 1개소 당, 연간 6000톤의 액비 살포로 골프장과 축산농가에서 9000만원 가량의 이익과 더불어 가축분뇨 액비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액비 신수요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축분뇨 액비가 다른 일반 퇴비보다 비료의 성분이 약해 촤근 농가들이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임재범 이호영농조합법인 이사는 "악취의 원인이 되는 질소와 암모니아 등을 제거하다보니까 거름의 효과는 퇴비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 5년동안 액비를 사용한 농가들은 비료성분이 약하다며 사용을 기피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산간 지역 개발로 인해 액포 살포가능 초지 등이 좁아지고 있는 것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액비살포를 민가에서 100m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한정한 것도 액비이용 활성화에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임재범 이사는 "지난 1년동안 골프장에 살포해서 냄새가 안나는 것이 증명이 됐는데 냄새로 인한 민원을 우려해 주택 100m이내 액비 살포는 금지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탁생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전망=제주시는 가축분뇨 냄새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양질의 퇴·액비 자원화를 위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3개소 공동자원화시설에서 1일 400톤(연간 12만톤)의 가축분뇨를 양질 퇴·액비로 자원화 할 수 있도록 해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처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환경오염방지에 기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각종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전기세 지원 등 실실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도내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의 도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임재범 이호영농조합법인 이사]
"법·제도, 변화하는 축산환경 따라잡지 못해"


"액비를 사용하는 농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액비이용 확대를 위한 각종 규제는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태가 이어질 경우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지난 14일 만난 임재범 이호영농조합법인 이사는 현재 행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지속 확충에 이처럼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농가들이 액비를 조사료 생산지와 농지에 뿌리고 있는데, 이제 살포 5년이 지나다보니까 퇴비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알게 돼 자연스럽게 사용농가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퇴비는 허가를 받지 않고 아무데나 뿌릴 수 있는데 액비는 허가를 받고 지정된 장소에 살포를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냄새가 나는 퇴비는 아무데나 허가 없이 뿌릴수 있고 냄새가 안나는 액비 살포를 규제하는 것은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결과" 라고 지적했다.

임 이사는 이처럼 위기에 처한 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기료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은 모터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개인 처리시설은 몇십만원을 내고 있는데 공동처리시설은 월 1200만원의 전기세를 내고 있다"며 "그동안 이런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을 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2년 연속 우수공동자원화 시설로 선정됐으나 인세티브가 전무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임 이사는" 앞으로 계속해서 우수공동자원화 시설로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이 지원해 주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냐"며 "현재 우리나라의 제도는 변하고 있는 축산환경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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