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다음은 제주 이전을 추진하는 '즐거운 실험'을 발표하였다. 즐거운 실험의 결과, 2012년에 제주첨단과기단지에 다음스페이스닷원을 완공하고,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였다. 다음의 이전으로 첨단과기단지 조성도 탄력을 받았다. 다음 외에도 모뉴엘, 온코퍼레이션, 이스트소프트등 유력기업들이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시켰다. 제주도와 JDC는 제2과기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전 기업들은 그동안 2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하였고, 2000여 명에 가까운 고용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상당 비율의 제주도민을 채용하였다. 첨단과기단지 입주 기업의 매출액이 2조 2503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2012년 제주도 지역총생산량 12조 7068억 원의 17.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제주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다음의 이전으로 그동안 1890억 원의 생산 유발, 1042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27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전 기업은 지역 친화적인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전 기업들은 제주 지역 외에서, 특히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이 매출을 가지고 제주 지역에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한다. 제주 차원에서 보자면, 현금 유출이 아니라 현금 유입이 발생한다. 시장과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 경제와 경쟁할 일도 없다. 제주첨단과기단지의 면적은 골프장 1곳의 면적에도 못 미친다. 그만큼 제주의 자원과 환경을 적게 소비한다. 제주민을 대상하는 기업의 진출, 관광객을 중심에 둔 관광 투자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이전 기업들은 사회공헌 사업에도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많은 도민들이 제주도가 이전 기업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에 대한 재원은 대부분 국세와 국고이다. 제주를 포함하여 전국 지역들이 대동소이한 지원책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가 부담하는 지원금보다 기업 이전에 따른 지방세수 증대가 더 큰 경우가 많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기업유치는 매우 효율적인 경제 정책이다. 큰 비용 투입 없이 재정 효과와 경제 효과를 동시에 얻으면서 부작용은 없다.
과거 기업은 시장, 원재료, 물류, 노동력을 중심으로 입지를 선택했다. 제주는 관광 산업 외에는 기업이 활동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창의적 인재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기업들이 제주를 선택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제주는 여전히 하나의 도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입지, 항공, 물류비용, 주거, 건축비 등에서 높은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 몇몇 기업은 제주 이전 과정에서 실적 부진이나 파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뉴엘, NXC 등 제주도로 이전한 기업 13곳이 모여 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안정적인 제주 정착을 위한 정보 교류와 상호 협력, 제주 지역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이다. 그만큼 이전 기업이 많아졌다는 징표인 것이다. 협의회의 이름은 '이전기업 협의회'가 아니라 '제주愛기업 협의회'이다. 제주에 있으면서, 제주를 사랑(愛)하는 기업들의 모임이라는 뜻이다. 제주에서 설립한 기업은 설립 직후 향토기업으로 인정받는데, 이전 기업은 10년이 지나도 이전 기업이라고 불리는 것이 제주의 현실이다. 이러한 정서적 구분을 벗어나서 제주의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 도민들이 기업 이전과 투자 유치의 차이를 잘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전 기업들도 제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자 한다. 그런 이해와 소통 속에 제주 경제의 새로운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김종현 ㈜NXC 대외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