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가을 외로움

[하루를 시작하며]가을 외로움
  • 입력 : 2014. 09.18(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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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주는데도 나는 사무치게 외롭습니다"는 말이 떠오르지만 누구의 말인지는 얼른 생가나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기억력이 나의 영혼을 붙들고 가을 나들이를 갔나 봅니다. 혹, 가을 타는 내가 대중가요나 서정시의 상당수가 고독,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듯이 운명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외로움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처럼 외로움이 밀려드는 가을밤이면 왠지 마음이 허전해지고 우울하고 슬퍼지려 합니다. 스스로가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지녔음을 인지하면서도 말입니다. 하지만 때론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신체에도 고통스럽고 가슴쓰린 체험의 순간들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믿음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젊고 착하고 부지런한 부부가 가끔씩 찾아와 차를 나누곤 하여 무척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때문인지 가족 해체를 하고 남남이라는 이름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가 살아가는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평범하면서 사랑이 담긴 편한 모습을 보여주며 만나던 부부의 갑작스런 이혼소식은 나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았던 힘든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도저히 함께 더 이상 풀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는 마음 문을 열어 보이는 이혼녀가 안쓰럽고 측은하게 여겨지는 마음은 그녀와 함께 슬픈 가을 여인이 되어 외로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착하고 부지런하게 자신의 삶터를 가꾸던 이혼남은 어느새 삶의 생기를 잃고 외로움과 후회의 모습으로 방황의 날을 보내는가 하면 거친 말과 행동으로 삶의 태도가 변해버린 가엾은 모습은 이 가을을 더욱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가을에 만나는 내담자들은 가을타기가 심한 현상을 또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라는 노래가사처럼 고독에 심취되어 억새꽃 흔들리는 가을 노을 길을 걷는 멋진 그림을 재연하는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의 연출 심리는 가을이면 누구나가 그런 심각한 심리적 부담을 가진 자가 아니어도 가져 보는, 그리고 해보고 겪어보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가을은 우리들 모두가 다양한 일터인 삶터에서 꿈의 씨앗들을 열심히 가꾸는 과정들을 수확 마당에 펼쳐놓아 거둬들이는 추수의 계절이기에 비록 농부의 수확만을 의미하고 둥근 보름달처럼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고 싶어집니다. 아니 그런 가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직 미완성인 추수를 위한 과정의 꿈들에게는 중간 점검 과정에서의 격려와 지지를 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텃밭을 지나 돌담 성글게 둘러쳐진 귤밭을 지나고 억새꽃 무리지어 하늘거리는 들판을 지나 어느새 나무의 푸른 잎사귀가 조금씩 붉게 물들어 가는 숲길을 지날 때면 자연의 순리에 감사의 열매도 아름답게 무르익으니 기쁨이 마음 텃밭에서 평화롭게 뛰놀게 됩니다. 내성적인 기질의 사람은 낙천적인 기질의 사람보다 우울하고, 비관적인 사람이 감정 영향을 크게 받아서 더 외로움을 탈 소지가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올 가을은 나만 고독하다 외로움을 느끼는 그들과 함께 풍요로운 가을 길을 걸으며 가을의 깊이를 음미하렵니다. 가을 노을 아름답게 펼쳐진 하늘그림을 감상하는 바닷길을 그들과 함께 걷는 길은 따뜻한 마음으로 가슴이 부풀어오를 터이니까요. <조옥순 현대문예 제주작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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