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김녕·월정지질트레일

[길 路 떠나다]김녕·월정지질트레일
  • 입력 : 2014. 10.17(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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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 해안에 자리잡은 청굴물.

동굴위 사람들의 옛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명품길
길이 14.6km 김녕·월정지역의 모든 것을 담아내
코스 곳곳 바다와 밭을 매개체로 한 포인트 눈길
잘 보전된 월정리 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 핵심

제주는 세계지질공원이다. 지질과 관련해 전세계 어느곳보다 뛰어나다는 뜻이다. 이런 제주에 수년전부터 지질과 지역주민들의 열의가 합쳐진 관광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역민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학이 녹아든 상품으로, 바로 지질트레일이다. 지질트레일은 관광으로 인한 낙수효과를 지역민에게 배분되는 지역밀착형 관광상품으로서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오는 25일 제주에는 세번째 작품이 선보인다. 세계지질공원 제주의 핵심명소인 만장굴이 위치한 지역을 아우르는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이 그것.

김녕·월정지역은 세계지질공원 외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만장굴과 당처물동굴, 용천동굴을 이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지역이다. 농경지가 부족한 탓에 지역사람들은 일찍이 바다를 밭과 같이 여겨서 '바당밭'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어업활동과 함께 돌과 바위를 깨서 밭을 일구며 밭담을 쌓고 농경생활을 했던 '반농반어'의 생활과 문화가 뚜렷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트레일코스 개발에 주력한 제주관광공사와 지역주민들은 트레일 코스의 주제를 이렇게 천명했다. '바당밭, 빌레왓을 일구는 동굴위 사람들의 이야기길'이라고.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현지의 지질과 역사, 문화, 민속, 풍습을 모두 아우르는 '민속문화 지질트레일'을 표방하고 있다. 코스는 14.6km로 1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민으로 이뤄진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걸으면 5시간 남짓 시간이 걸린다. 짧은 시간을 내어 트레일을 경험하고 싶은 탐방객들을 위해 3가지의 짧은 코스로 나눌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스는 김녕과 월정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 청굴물을 비롯해 게웃샘굴, 궤니기굴, 진빌레길, 밭담길, 월정 무주포해안, 환해장성, 성세기해안 등이 코스 곳곳에서 탐방객들을 맞게 된다. 특히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의 밭담이 잘 보존되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평가다. 제주 밭담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밭담길'로서도 가치가 있으며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코스내 주요 포인트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제주섬의 밭담보전 지역 중 핵심인 김녕리 밭담.

해안에 자생중인 다양한 염생식물들.

▷청굴물=빌레용암이 쌓인 지층아래 0.4~2.3m 두께의 화산회토 퇴적층이 광범위하게 자리해 있다. 이 점토층은 현무암의 틈 사이로 스며든 빗물이 해수면 하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해안선 부근에서는 용천수들이 풍부하게 솟아난다. 청굴물도 그 가운데 하나로 차갑기로 유명하다.

▷김녕 성세기해변=거대한 빌레 용암위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해변으로 과거엔 '김녕해수욕장'으로 불렸다. 투명한 바닷물 아래 조개류 껍데기로 이뤄진 하얀 모래를 품고 있다. 평균수심이 1~2m여서 안전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해변으로 꼽힌다.

▷궤네기당과 궤네기굴=돼지를 잡아서 신에게 바치는 '돗제'가 행해지던 곳이다. 풍요를 주는 신 궤네기또를 위한 제의로 돗제가 끝나면 제물로 올렸던 돼지기고로 죽을 쑤어 굿을 보러 온 마을 이웃들과 나눠 먹기도 했다.

김녕리 조간대.

거대한 빌레 용암위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김녕 성세기해변.

▷월정리 밭담길='제주밭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이 등재된 제주섬의 밭담보전 지역 중 핵심이다. 밭담은 경계구분 외에도 제주 바람을 막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와함께 바람의 돌과 돌 사이 틈을 통과하면서 찢어져 세력을 완화시키는 파풍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해장성=제주도 연안의 해안선을 따라 빙 둘러 쌓은 긴 성으로 길이가 약 300여 리에 다르는 돌담의 형태를 하고 있다. 고려 원종 11년인 1270년 삼별초가 진도를 근거지로 삼자 이들을 막기 위한 방비 목적으로 쌓여졌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쌓여진 환해장성은 현재도 원형 모습을 일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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