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은 1972년에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과 1973년 '문예중흥장기계획' 수립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설립됨으로써 본격적인 문화정책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외국의 경우는 세계 2차대전 직후인 1945년쯤부터 문화정책의 수립시기로 평가하고 있다. 문화정책의 역사가 짧은 이유는 문화정책의 개념을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정부 혹은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예술분야에 공공재의 지속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문화경제학에 대한 현대적 접근을 시도한 '보몰과 보웬(Baumol & William, 프린스톤대학 교수)'의 『공연예술 : 경제학적 딜레마』는 미국을 중심으로 공연예술의 재정적 위기를 실증적 방법으로 분석한 논문으로 공연예술분야는 '시장실패'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공재원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즈음 미국문화정책의 근간인 NEA(국립예술기금) 또한 1965년 설립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위 이론은 근대문화정책의 기조가 되었다. 문화경제학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의 문화정책은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문화예술에 문화경제학 이론이 접목된 예술경영학 분야가 대두되면서 재정자립이 전무하였던 예술분야에 미국 자본주의 마인드가 접목되어 공연은 대형화되고 수익이 발생하면서 문화예술이 산업적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술경영학은 1980년대 말 주요대학과 국립극장 및 예술의전당 등 4대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도입되어 공연현장에 접목하면서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예술경영학분야는 문화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예술생산자인 예술가와 소비자인 관객을 연계하는 역할은 물론 관객개발 이외에도 재원조성 등의 외적 요소와 후원회 결성 및 조직과 운영, 사업계획과 운영, 피드백 및 사업결과보고서 작성 등과 같은 내적요소들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분야이다.
마침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한 콘텐츠가 바로 예술경영 바탕의 문화정책 분야이다. 특히 문화재원 확보와 생활문화공간조성, 예술인 지원, 문화와 산업의 융합, 콘텐츠산업육성 등의 분야는 문화융성을 위한 주요핵심 키워드로 부상하였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위한 '문화누리카드', 대학생과 청년, 예술인에게 문화공간의 관람료 할인 혜택을 주는 문화패스제도 등 다양한 문화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반면 제주에서는 문화정책의 한 축인 공립예술단체와 공공문화시설에 대한 논의는 그 중요성에 비하여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지 않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국공립예술단 대부분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에 상주하여 문화예술회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및 6대 광역시의 대표 문화예술회관에는 다양한 공립예술단이 상주하여 운영되고 있기에 각 장르간 콜라보레이션 프로그램 및 종합예술인 오페라, 뮤지컬 등 합동 공연제작이 효율적이고, 예술단의 이동성 및 지역민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제주에도 5개의 공립예술단 약 270명의 전문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다양한 장르를 향유하고자 하는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각 공립예술단의 역할과 이를 리딩하는 지휘자와 안무자의 예술단 운영철학, 소비자인 시민과 관객, 이를 품어안을 공공문예회관의 책임과 역할 구분이 없는 한 중앙정부의 다양한 문화정책은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김태관 문화예술학박사·공연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