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제주 정착주민 지원정책 어떻게 해야 하나

[제주愛 빠지다]제주 정착주민 지원정책 어떻게 해야 하나
순유입인구 가파른 상승세 속 다양한 지원정책 필요
  • 입력 : 2014. 12.25(목)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최근 서귀포시에서 열린 귀농귀촌인의 만남의 날 행사. 사진=한라일보 DB

순유입인구 가파른 상승세 속 다양한 지원정책 필요
실태조사 결과 지원정책 혜택 체감도 낮아
정보 부족·실효성 미흡 등 이유… 개선 필요
道, 정주환경 개선 등 담은 조례안 입법예고
각종 정보제공 지원협의회·센터 설치 운영

제주이주 인구는 2010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제주에서 출생한 이를 제외한 순유입 인구는 2010년 437명에서 2011명 2342명, 2012년 4873명, 2013년 7824명으로 매년 두배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제주 정착주민이 증가하면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지원대책 수립·시행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정착주민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착주민의 안정적 적응을 통해 지속적인 인구유입 동기를 제공하고 도민과 정착주민간 상생발전과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부족한 정착주민 지원정책 체감도=제주도가 정착주민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주민 지원정책의 체감도가 미흡한 상황이다. 제주 이주민 10명 중 6명이 제주도가 시행하는 정책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특별자치도 정착이주민 실태조사 및 정착지원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제주이주민 374명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제주로 이주할 당시 행정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1.2%(229명)가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8%에 그쳤다. 이주 유형별로는 문화예술 이주민(47명)인 경우 이주와 관련한 혜택을 받은 경우가 25.5%인 반면 받지 못한 경우가 74.5%로 월등했다. 귀농·귀촌 이주민(244명) 또한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68.4%)가 혜택을 받은 경우(31.65%)에 비해 두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반면 다문화 이주민(83명)의 경우는 '혜택을 받았다'는 응답이 67.5%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지원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다문화 이주민(3.78점)과 문화·예술(2.87점) 및 귀농·귀촌 이주민(2.71점)간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혜택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63.9%가 '정보가 없어서'라고 답해 행정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주 혜택 제도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돼서' 21.6%, '필요성을 못 느껴서' 6.7% 순이었다. 또 이주유형별로도 문화예술 및 귀농·귀촌 이주민, 다문화 이주민 모두 '정보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이주 유형별 특성을 감안한 실질적인 이주 지원정책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제주이주 희망자를 대상으로 열린 팸투어 행사인 '제주살이 체험학교'.

▶부족한 일자리 고민 해결 필요=제주에 거주하는 귀농·귀촌인이나 결혼 이주민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취업 여부를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56.4%인 208명이 현재 일자리가 없다고 답했다. 취업 상태인 이주민은 43.6%(161명)였다.

조사대상자의 이주 유형은 귀농·귀촌 237명, 결혼 및 취업 이주 85명, 문화예술 이주 47명이다. 이들의 미취업률은 귀농·귀촌인 62%(147명), 결혼 및 취업 이주민 49.4%(42명), 문화예술 이주민 40.4%(19명)였다.

연구진은 지난해 말 현재 정착 이주민은 귀농·귀촌 1078명, 결혼·취업 2423명이며 문화 이주민은 지난 5월 말 현재 기준으로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정착 이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귀농·귀촌, 결혼 등 다양한 이주 유형별로 정책개발 및 상담, 이주 성공·실패사례 관리 업무를 담당할 전담기구인 정착주민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착주민에 대한 행정지원 확대 필요='제주도 정착이주민 실태조사 및 정착지원 방안 연구'를 맡은 황경수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착 이주민 지원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사업발굴, 사업화, 시행과정의 점검·평가 등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조직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정착주민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제주도에 정착주민지원계가 신설됐지만 고유사업과 예산배정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는 내년도 제주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에서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정착주민지원계의 고유사업은 민간경상보조사업 2건과 조례상 정착주민 지원위원회 운영 1건으로 자체사업은 하나도 없다"며 "제주이주민 총괄부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이주 희망자를 대상으로 벌인 팸투어는 만족도가 높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3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이뤄진 희망자 팸투어 행사 참석자중 10명이 이미 제주에 정착했으며 20명도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5점만점에 4.93점으로 높았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정착주민 등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제주이주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현장답사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업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균형발전과 강승철 주무관은 "팸투어 프로그램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예비 이주자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정착주민들의 실패를 대비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이주민의 정착을 지원할 공식기구로 출범한 '정착주민지원위원회'.

▶제주이주민 정착·지원 공식기구 '출범'= 제주이주민의 정착을 지원할 공식기구가 출범했다. 최근 제주도는 '정착주민지원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향후 2년 동안 ▷제주이주 정착주민 지원 종합계획 시행 및 평가 심의 ▷정착주민 지원사업의 지역 공동사안에 대한 상호 협력 ▷제주이주 정착주민과 지역주민간 상생 협력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정착주민의 정주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정착주민 대상별 다양한 욕구에 기반한 성공적 정착유도 및 지원강화와 함께 행정·지역사회, 시민사회부문과의 상생 및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착주민들의 다양한 기술, 재능과 경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제주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위해 정착주민 정주환경 단계별 발전방향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우선 1단계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착주민 데이터베이스 및 지원체계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귀농·귀촌인, 외국인, 문화이주민 등 유형별 정착주민 정보DB를 구축하고 있다. 정착주민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지원체계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이어 올해부터 2018년까지를 2단계로 정해 체계적 정착지원으로 성공적 정착주민 확산을 꾀하게 된다.

내년부터 추진되는 3단계는 제주인구 60만 시대를 넘어 70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주거, 문화, 교통, 의료, 안전 등 정주여건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영국 EUI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유닛)선정,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20위권 진입 전략마련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70만명 시대 준비를 위해 정착주민 정주여건 개선 종합 추진계획을 마련해 추진하는 한편, 올해 정착주민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본격 추진해 나가게 된다.

▶'제주愛 빠진' 정착주민 지원 제도화=제주도는 정착주민 입장에서 필요한 정주환경 개선 등 지원사항을 제도화하기 위해 '정착주민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가 세계 7대 경관 선정, 유네스코 3관왕 달성, 1000만 관광객 방문 등 대내외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전국적으로 살기좋은 지역으로 널리 인식되면서 타 시도에서 제주로 전입해 온 순유입 인구가 최근 3년간 1만5476명, 2013년에만 7824명으로 전년 대비 60.6%로 급증하는 등 인구증가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조례안은 정주관련 각종 정보제공과 주거·문화·교통 등 정주환경 개선 사업 등 정착주민 지원 사업 범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과 이를 심의할 정착주민지원협의회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정착주민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정착주민에 대한 정례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정착주민이 안정적인 정착을 하는데 필요한 정책과 정보의 신속한 안내 및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할 정착주민 지원센터 설치·운영 근거 등도 마련된다. 제도적 지원과 함께 도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임희철 지역균형발전과장은 "제주정착 주민들이 제주에 대한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보듬어주려는 도민의식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64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