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배합사료 보조금 관리 '구멍'

친환경 배합사료 보조금 관리 '구멍'
지원 업체 생사료 사용 불구 서귀포시는 '감감'
취재 이어지자 뒤늦게 1억 규모 전액 회수키로
  • 입력 : 2015. 02.05(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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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례...100억대 시범사업 사후 점검엔 손놔

2016년 예정된 양식장 친환경 배합사료(EP) 사용 의무화 정책에 대비해 시범지역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보조금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에 있는 모 양식장에서 일정 기간 배합사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1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배합사료 시범사업은 냉동된 생선을 갈아 쓰는 생사료(MP) 사용으로 인한 연안 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어족자원 남획 등을 막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에 따라 생사료를 쓰지 않고 배합사료 사용만으로 어류 양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희망 양식장에 국고 30%, 지방비 20%, 자부담 50% 방식으로 사료 구입비를 보조해왔다. 제주지역은 2012년 서귀포시를 시작으로 매년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부담을 제외할 경우 제주시 양식장 22곳 25억, 서귀포시 63곳 74억7700만원을 들여 배합사료비를 지원했다.

1곳당 많게는 연 1억6000여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서귀포시는 배합사료비를 지원받는 업체의 말만 듣고 "생사료를 쓴 일이 없다"고 했지만 본보 취재가 이어지자 뒤늦게 실태 파악을 벌여 해당 양식장에서 지난해 하반기 보조금 지급 기간에 생사료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귀포시는 4일 "배합사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양식장의 경우 생사료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만큼 시범사업 지침에 따라 그동안 지급된 보조금을 전액 회수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보조금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6개월 단위 사업에 참여한 곳으로 회수 금액이 9589만9000원에 이른다.

배합사료 시범사업 이후 보조금 문제가 불거진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관련 보조금 관리 강화와 함께 2015년에도 계속되는 시범사업 방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배합사료 의무화에 앞서 오랜기간 생사료를 사용해온 양식업체의 충격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원하는 양식장에 배합사료비를 보조해주며 사업 참여 대상을 해마다 늘려온 반면 사후 점검은 부실(본보 2월 3일자 4면)했기 때문이다. 양식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3년간 진행된 배합사료비 지원을 통해 업체 부담이 줄어든 만큼 향후 시범사업 기간동안 배합사료 사용 만족도를 높이는 등 제주 양식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본래 취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진선희·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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