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긴 설연휴 민심 들여다보니

[월요포커스]긴 설연휴 민심 들여다보니
  • 입력 : 2015. 02.23(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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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 폭락 '실패한 농정' 성토
양배추 이어 감귤값 폭락에 농심 싸늘 "도정은 대체 뭐하나"
예산갈등도 설 밥상머리 화두로… "주요 인사 구태" 지적도
조합장 선거·내년 총선 관심 많아… 항공권 구입난 쓴소리

새해들어 모처럼 긴 닷새 간의 설 연휴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번 연휴 기간 국내외 관광객과 귀성객 등 15만여명이 제주를 찾아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했다.

설 연휴 밥상머리 이슈 가운데 핵심은 감귤값 폭락 등 실패한 농정에 대한 성토였다.

지난해말 양배추 가격폭락에 이어 2000년대 들어 유례없는 감귤값 폭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제주도정을 바라보는 농심은 싸늘했다.

지난 11일 도매시장 감귤 경락가는 10㎏당 평균 8200원, 이날 10㎏당 최저가는 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가공용 감귤 ㎏당 수매가격 16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정읍에 사는 문모씨는 "설 대목을 기대했지만 설 특수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농·감협에서는 농민들의 가격 보존을 고민하고 있는데 제주도정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새해 추경예산안도 설 밥상머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16일 설연휴를 앞두고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추경 예산안 처리 갈등과 관련 "(도의회에서 집행부의 동의도 없이 증액하는)잘못된 관행을 그냥 유지시키라는 쪽으로 논의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연휴 동안)공직자들이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모씨는 "추경안을 놓고 도와 의회의 논쟁이 있을 수 있고 질책을 하며 누군가의 잘못을 찾아 낼 수 도 있지만 지금은 도민들에게 예산을 돌려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질책했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원 지사가 예산문제에 대해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기관장 등의 주요 인사를 보면 주변인물을 기용하는 이전 도정들과 별반 다른게 없는데 유독 예산만 잘못된 관행으로 치부하면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조합장 선거도 화두가 됐다. 오는 3월 11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도내에서는 23개 농·축협, 6개 수협, 2개 산림조합 등 모두 31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게 된다. 31개 조합장 중 이번 선거에서 42%가 3선 이상에 도전하고 있어 수성과 물갈이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내년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총선도 설연휴 최대 정치화두가 됐다. 현재 도내 정가에서 내년 4·13 총선에 거론되는 여야 후보는 16명이다. 전직 고위 공직자들도 총선가도 합류를 검토하고 있어 당내 공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자본 투자와 우후죽순식으로 증가하고 있는 도내 무인텔 문제, 해상 물류문제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가족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설날 당일 차례후 조기 귀경하는 모습과 제주공항 포화문제로 인해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귀성을 포기한 일들이 올해도 되풀이 됐다.

이번 설 밥상머리에서 분출된 민심에 대해 제주도정과 정치권이 앞으로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올해 민심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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