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를 사랑한 이들이 살핀 바닷속

제주바다를 사랑한 이들이 살핀 바닷속
명정구·고동범·김진수의 '제주물고기도감'
  • 입력 : 2015. 02.27(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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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별로 수온변화가 큰 연안수가 형성되어 여름에는 고수온 물덩이가, 겨울에는 저수온의 물덩이가 연안환경에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남쪽에서 남해로 올라오는 난류의 지류가 흐르고 동한난류와 북한난류가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어 우리나라 연안에는 다양한 바다의 환경을 견디는 약 1000종의 물고기들이 다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오랫동안 제주도 연안의 바닷속을 수업이 드나들면서 수중세계의 아름다움과 제주도만이 지닌 독특한 해양생물상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껴온 이들이 함께 '제주물고기도감'을 펴냈다.

깊은 바다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기에 물고기들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제주바다에서 사는 물고기들의 생김새와 생태, 그리고 분포지역과 그 밖의 특성을 소개하는 글은 해양생물생태연구에 전념해온 명정구 박사가, 제주물고기의 수중사진 촬영은 의사이면서 수중생태사진가로 활동하는 고동범 연강병원 과장, 수중사진 개인전을 7회나 개최한 김진수 제주해마스쿠버센터 대표강사가 주로 맡았다.

이 책은 학술적인 어류도감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제주도 바닷속을 연구하면서 즐겁게 찍어모은 물고기 사진과 정보를 정리하고, 제주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현재 이 시점의 종다양성을 수록한 도감이다.

이 책에서는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17종과, 수중에서는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제주도의 어시장에서 볼 수 있는 수산 어종까지 모두 아울러 250여 종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생태를 포함한 다양한 자료를 충실하게 기록한 이 책은 교양도서로는 물론, 해양생물학 관련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개체의 크기가 작거나 출현 빈도가 낮아 채집이 어려운 종도 많이 포함하고 있어 현재의 제주 바다 생태를 이해하고 장기적인 변화를 모니터링 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평소에 접하는 물고기는 그렇다해도 저 깊은 바닷속 모래바닥에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주변을 살피는 듯한 앙증맞은 물고기들을 비롯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물고기들의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물고기들이 어떻게 번식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지 이 한 권의 책으로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지성사.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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