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면 감귤 농가들은 마음이 매우 분주하다. 그건 지난해 감귤농사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답답함과 불안감이 앞선다. 지난해 생산한 감귤 가격은 최악으로 폭락하고 비상품 처리난으로 북새통이 되었다. 정도의 차이 뿐이지 만감류 또한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농업인이 더 잘 안다. 외적인 문제도 있지만 늘 그랬듯이 품질저하, 대목이라 하여 조기출하, 무분별한 직거래, 비상품 출하 등 농업인 자신이 그 이유의 주범이고 책임질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일부지만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여 차별화된 가격을 받는 농업인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업인은 변화에 무감각하여 운에 맡기는 듯하다. 이를테면 농업인들이 감귤 출하 시 자주 쓰는 용어 중에 감귤을 처리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유통과정에서 포괄적인 개념을 담을 수는 있어도 개인적으로 정말 무책임하고 수동적인 표현이라 생각한다. 농민이 애지중지 키워 출하한 감귤을 농업인 손에서 떠나면 그만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 다음 결과는 책임도 없고 무조건 상황에 맡겨, 결과에 순응하며 살아왔고 반복해 왔다. 좀 더 적극적일 수는 없을까?
정책하는 행정은 농업인들에게 얼마나 자신감과 책임감 있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책을 폈는가 돌아보아야 한다. 노지감귤을 줄이고 만감류 등 하우스감귤을 늘려 시기를 조절하고 고품질화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결국 하우스감귤이 다양성과 양적팽창은 가져왔지만 고품질화는 의문이다. 하우스만 설치하면 고품질화 되는지 되묻고 싶다. 또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난립한 선과장을 정리해 농협별로 비파괴선과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활용도와 유통과정에서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농업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인들이 생각을 바꾸고 소통하는 정책 개발은 없을까? 또 도 정책 관계자들이 그럴 의지는 있을까?
그리고 농업인만 마인드를 바꾸면 다는 아니라 본다. 유통을 하는 농협이 농업인보다 먼저 변해야 하지 않을까. 농업인이 고품질화된 감귤 생산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은 차별화된 수취라고 생각한다. 또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걸맞는 새로운 유통구조를 파악하고 적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말로만 하고 있지 않은 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이런 말들이 구호처럼 반복되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떤 변화의 조짐도 없어 보인다.
국내 소비 형태는 급격히 변화하는데 우리의 농업 현실은 관행대로 한해 한해를 막연하게 농사를 짓고 유통처리 하지는 않는지…?
많은 농업인은 가격폭락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새해는 나아질 거라고 말한다. 이처럼 노력 없는 막연한 희망을 갖지는 않는 지 궁금하다. 미래에 대해 불안감으로 마음은 있어도 관행에서 벗어날려는 생각과 자구노력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농업인이 먼저 관행에서 탈피해 보자. 농업인이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게 작형도 유통도 말이다.
새봄, 지난 비관적인 일들은 봄눈 녹이듯 없애고 희망차게 농업인이 먼저 고민하고 변화해 보자. 농업인이 변화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많은 도 정책과 농협에서 훌륭한 유통대책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시금 우리 농업인이 변화하지 않고서는 희망은 없다고 본다.
진정 올해는 관행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농업인의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동은 제주농업기술센터 천혜향농업인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