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0)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0)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꾸준한 추적관찰로 치료 효과·부작용 여부 확인을
  • 입력 : 2015. 03.20(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돼 형성된 요산 결정체가 여러 조직에 침착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제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은정 교수가 통풍환자의 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0배 이상 많아
하지에 심한 통증·부종·발적 등 발생
식이조절과 함께 약물요법이 병행돼야

바람이 스치기만해도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인 '통풍' 환자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40대 이상 중·노년 남성이 통풍에 취약하다는 보고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통풍 진료인원은 2009년 20만1665명에서 지난해 29만2109명으로 5년간 44.8%, 연평균 9.7%씩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도 같은 기간 연평균 8.9%씩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취약했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환자가 26만6378명으로 여성보다 10.4배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이 인구 10만명당 127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50대, 40대 순으로 뒤를 이어, 나이가 많아질수록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이었다. 제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은정 교수의 협조로 통풍에 대해 알아본다.

# 통풍

'가우트(Gout)'라는 명칭은 신체내의 나쁜 체액(humor)이 관절에 침범돼 나타나는 병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던 중세에 라틴어 'gutta(= drop)'으로부터 유래됐다. 서구에서는 마치 황제처럼 고기와 포도주 등 진미를 즐기는 사람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 제왕병 (帝王病)이라고 했다. 실제로 헨리 8세, 빅토리아 여왕, 알렉산더 대왕, 세종대왕 그리고 연산군도 통풍 환자였다는 보고가 있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尿酸=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산물)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돼 형성된 요산 결정체가 여러 조직에 침착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 통풍은 왜 생기나

요산은 음식 섭취를 통해서나 체내에 세포들이 죽으면서 발생하는 핵산이라는 물질이 대사돼 생기는 물질로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이 과정 중 요산 형성이 과다하거나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발생한 고요산혈증이 오래 지속돼 형성된 요산 결절이 관절에 침착하면서 통풍성 관절염이 발생한다. 고요산 혈증은 유전적으로 요산대사효소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게 퓨린이 많은 음식 과다 섭취, 비만, 고지혈증, 과다한 음주 등으로 인해 요산 형성이 증가하거나 신장질환, 약제 등에 의해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른쪽 엄지 중족지 관절 생긴 급성통풍관절염. 특징적으로 이환된 관절이 붓고, 붉어지는 염증소견을 보인다.

만성 결정성 통풍 환자의 손 단순방사선검사 소견으로 손가락 원위지관절로 통풍 결절이 침범돼 특징적인 골미란(뼈가 녹아나는 현상)이 관찰된다.

# 통풍은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

주로 남성의 질환으로 40~50대에 많이 발생하며, 30세 이하의 남성이나 폐경 이전의 여성에게는 드물다.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성에서 생기는 경우는 폐경 이후, 남성보다 고령이며 약물이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인구의 노령화, 서구화된 식이습관 및 동반된 질환으로 인해 이뇨제 등의 약물 사용의 빈도가 늘어 그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 통풍의 임상양상 및 특징

▶급성 통풍 관절염 (통풍발작)=고요산혈증이 있는 환자에서 음주, 퓨린이 많은 음식의 섭취, 약물 복용 등에 의해 혈중 요산농도가 급격히 변화되면 관절내에 요산의 결정체가 형성돼 백혈구에 탐식되면서 염증물질을 유리시켜 급성 관절염을 일으킨다. 갑자기 발생하는 격심한 관절의 통증, 부종, 발적이 특징적이며 주로 하지에(특히 엄지 중족지 관절) 발생하며 한번에 한 관절에 발생하나 여러 관절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또 특별한 치료 없이도 수일 내에 증상이 소멸되는 것이 특징이다.

▶발작 간기=급성 통풍 관절염 사이의 무증상기를 말하며 초기에는 수개월, 수년 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치료없이 방치되면 통풍 발작 사이의 무증상기의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경과를 밟게 돼 아플 때만 병원을 찾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만성 결정성 통풍=재발성의 급성 통풍성 관절염을 대개 10년 이상 방치했을 때 발생한다. 통풍 발작이 지속적으로 장기간 여러 관절에서 발생하고 관절이나 관절주위, 몸의 여러 곳에 요산 덩어리로 구성된 통풍 결절이 생길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침범된 관절의 뼈에 특징적인 골미란 (뼈가 녹아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발작 간기에도 관절의 통증과 뻑뻑한 느낌이 지속될 수 있다.

▶만성 통풍의 관절 외 증상=통풍 환자의 10~25% 에서 요로 결석이 발생하며 고요산혈증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만성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통풍 환자의 약 40%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반 등의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고, 최근 심장혈관질환 및 뇌질환과의 연관성까지 보고되고 있어 동반 질환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 통풍의 치료

약물 치료와 동반해 식이조절이 중요한데 식이요법의 목적은 요산생성의 원료가 되는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삼가해 체내 요산 축적을 방지하는 데 있다. 요산을 올릴 수 있는 음식으로는 맥주를 포함한 술, 고등어, 꽁치 등의 어패류, 고기류(특히 내장), 콜라, 사이다, 과일 주스 등의 청량음료, 설탕이나 과당이 많이 포함된 빵과 케이크 등이 있다. 퓨린이 많은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지나친 식이조절은 오히려 치료를 포기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약물요법의 병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통풍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고요산혈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요산저하제 등의 약물 치료가 필요한 지 통풍과 관련한 동반된 질환이 있는 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산저하제나 통풍 예방 및 통풍 발작 시 투약하게 되는 약물의 경우 개개인의 신장기능, 간기능 혹은 복용 중인 약물들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투약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적이며 꾸준한 외래 추적관찰을 통해 치료 효과 및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50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