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제주도민이 가장 기대하는 제주 왕벚꽃축제가 열리며 많은 인파가 종합경기장을 찾았다. 급격하게 움츠러들었던 추운 날씨 때문인지 벚꽃이 만개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은 만개한 벚꽃을 보지 못해 아쉬워했다. 하지만 1년에 단 3일뿐인 왕벚꽃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화창한 날씨와 더불어 축제의 기운이 종합경기장을 감쌌다. 하지만 만개하지 않은 벚꽃보다 아쉬웠던 것은 '시민의식'의 부재였다.
벚꽃을 고대하던 많은 인파가 한 곳에 몰렸고, 연달아 세 발 이상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무질서한 사람들로 인해서 체구가 왜소한 아이들은 자꾸만 넘어지고 앞으로 나아갈 때 계속해서 사람에 치이는 작은 사고들이 발생했다. 축제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를 담은 장소인데 이번 왕벚꽃축제는 모두에게 위험한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곧 '시민의식'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현실이었다. 서로가 부딪히며 지나가면서도 누구하나 먼저 양보할 생각을 하지 않고, 양보를 눈을 씻고 찾아 볼 수 없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울상을 짓고 있었다. 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유아를 태운 유모차만큼은 현장의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양보해야 할 사항인데, 본인들이 지나가기 바쁜 현장에서는 유모차에 탄 유아를 배려하는 기본의 도덕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거리를 걸으며 흡연을 하는 사람들은 불쾌한 공기를 조성하며, 타인에게 치명적 피해를 안겼다.
다양한 먹거리 문화 또한 축제의 일부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축제를 즐기는 또 하나의 이유지만, 무분별하게 투기되는 쓰레기 문제로 축제 등 도내 행사가 끝나면 인파는 사라지는 대신 많은 쓰레기가 그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매번 환경미화원과 쓰레기 수거·청소 차량이 현장에 동원되고 있으며, 인력이 부족해 공무원들도 대거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질서한 환경을 보호하고자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 투입되지만, 시민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멋대로 신호를 건너거나 여전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제주도내 행사가 거쳐 간 곳에서는 시민의식의 부재로 무질서한 사고와 가득 쌓인 쓰레기만 남을 뿐이다. 아름다움을 간직한 평화의 섬, 제주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민의식이 발전이 없다면 앞으로의 축제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닌 불쾌감을 주는 것으로 변질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더 나은 제주를 위해서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문화로서 무한한 가치를 지닌 행사를 존중하고 지켜주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봄, 이제 곧 길거리를 수놓을 벚꽃처럼 아직 피어나지 않은 시민의식 또한 아름다운 벚꽃처럼 만개(滿開)하길 기대해본다.
벚꽃의 여운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다. 이틀 후면 제주도민의 가슴 아픈 역사인 4월 3일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벚꽃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여전히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4·3 사건의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우리 마음속 깊이 4·3의 아픔과 슬픔의 여운을 간직하며 4·3사건 추념식 또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발걸음을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