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를 이해하기 위한 언어

'나'와 '너'를 이해하기 위한 언어
  • 입력 : 2015. 05.0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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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재일2세 현선윤 작가의 '어머니와 자전거'
소수집단으로 살아온 재일교포 소년의 생생한 성장기


'어머니에게 휠체어 구입을 권하면 그건 또 완강히 거절한다. 아마 자전거는 어머니에게 휠체어 대신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힘으로 살고 있다는 의지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제주출신 재일 불문학자이며 작가인 현선윤씨의 '자이니치의 삶과 언어-어머니와 자전거'가 한국어로 출간됐다.

이 책은 민족 차별 등 갖가지 난관 속에서 주저하고 의심하고 실패를 되풀이하면서도 오히려 그것들을 삶의 밑거름으로 삼아 성장해가는 한 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옛날의 그 소년은 중년이 된 시점에서 거의 잊어버리고 있던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돌아보며 소수민족 집단으로 살아가던 재일 한국인(자이니치)의 언어를 발견한다.

한 자이니치 소년이 '나'를 이해하고 '너'를 이해하기 위한 매개로서 작동한 언어, 그리고 그것을 삶의 원동력으로 가공하는 현장으로서의 언어의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이책은 일본에서 출판된 '자이니치의 언어'와 전작 에세이 '어머니와 자전거'를 번역해 한권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제주 출신 부모로부터 1950년에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대학과 오사카시립대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여 현재 오사카경제법과대학 아시아연구소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조선족연구학회 부회장,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 특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 20세기 문학에 관한 논문들을 썼고, '재일(在日)의 언어' '마이너리티 리포트' '재일(在日)과의 대화' 등 연구서와 에세이집이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출간에 대해 "'조국'인 한국의 독자들에게 '자이니치 2세'의 사고와 감정을 전달하는 기회를 얻게 되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책이 나아가 모든 사회의 마이너리티, 특히 아이들의 의식형성을 이해하는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혜원·안행순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푸른사상. 1만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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