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뚱뚱한 게 아니라 아픕니다

아이들, 뚱뚱한 게 아니라 아픕니다
[醫+ 스포츠]
  • 입력 : 2015. 05.08(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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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비만아동의 64%는 혈압, 60%는 복부비만, 11%는 혈당 수치가 위험한 것으로 진단됐다.

인구 당 100세 인구수 1위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 청정하고 건강한 먹거리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심신의 힐링과 재충전을 하기 위해 찾는 최적의 관광지이다. 오름, 올레길, 모든 스포츠가 가능한 스포츠의 메카 제주이지만 이면에는 건강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2010년 심각한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는 제주지역 비만 아동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 주관으로 비만예방협의회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제주는 2007년 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10.3%로, 타시도 비만 유병률 6.9~9.6%와 비교했을 때, 전국 유일의 10%를 초과한 지역이었다. 전국 초등학생 비만 유병률은 11.8%임에 반해 제주는 15.5%로 전국 수준보다 월등하게 높았으며, 특히 4~6학년 고학년 비만 유병률은 20%를 넘어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소아비만을 심각하게 다루는 것은 과거에는 비만아동이 비만성인이 될 위험이 높다는 관점에서 소아비만을 해석하던 것이, 최근에는 비만아동이 동시기 성인에게서 발병되는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지방간이 진단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심혈관·뇌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등 성인병이 발병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비만아동의 의학적 상태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2011~2012년 제주시 30여개교 350여명의 증등도 비만 이상 4~6학년 초등학생들의 대사증후군 요인을 조사했다.

대사증후군이란 심혈관·뇌혈관 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발병 위험요인, 혈압, 복부비만, 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준이 고혈압, 내장비만, 당뇨병 또는 고지혈증은 아니지만, 정상수준을 초과해 위험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진단기준은 앞에서 언급한 5가지 지표들 중 3가지 지표 이상이 위험한 단계에 도달한 경우로 성인기준 수치 범위는 아래 표와 같다.

대사증후군은 지금현재 심혈관·뇌혈관 질환 또는 제2형 당뇨병은 아닐수도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한 위급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물론 소아기준은 성인기준보다 다소 완화된 수치이지만 조사한 제주지역 비만 아동의 64% 혈압, 60% 복부비만, 27% 중성지방, 6%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11%가 혈당 수치가 위험한 것으로 진단됐다. 더욱 심각한 분석결과는 85% 이상의 비만아동들이 다섯 가지 지표 중 한 가지 이상이 위험한 것으로 진단됐고, 18%는 대사증후군으로 분류됐으며 60% 이상이 제2형 당뇨병 전단계인 인슐린 저항성이 의심됐다.

점점 심각해져 가는 제주지역 비만아동 증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체육학부, 식품영양학과 등의 학계 전문가들과 교육청, 보건소 등 행정 전문가들이 함께 제주지역 아동비만 줄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아이들은 단순히 뚱뚱한 것이 아니라 빠르면 몇 년 이내, 늦어도 성인이 되면 각종 약과 의학적 처치를 받으면서 만성병과 싸워야 할 만큼 점점 아파가고 있다. 지금까지 먹고 마시고 행동해 온 나의 역사가 지금의 나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흡연률, 음주율, 유흥업소률과 낮은 수준의 건강에 대한 인식과 건강행태 실천이 바뀌지 않으면 건강한 도시 제주에서 우리의 건강한 삶은 절대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제갈윤석·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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