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성인사극 '간신'vs 반전액션 '스파이'

[주말영화세상]성인사극 '간신'vs 반전액션 '스파이'
  • 입력 : 2015. 05.22(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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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을 일삼는 연산군과 왕 위에 군림하려는 간신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간신'.

'어벤져스'가 천만관객 돌파를 기점으로 종영 분위기를 보이면서 한국영화가 서서히 상승모드를 타고 있다. 한국영화 '악의 연대기'가 개봉첫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이번 주에는 국내 성인사극 '간신'과 반전 코믹물 '스파이'가 개봉됐다.

▶'간신'=단 하루에 천 년의 쾌락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여인들. 폭정을 일삼는 연산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계략을 세우는 간신은 한 여인을 간택해 수련시킨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희대의 요부 장녹수는 조선의 명기를 불러들여 한판 '색 대결'을 벌인다.

'연산군'을 다룬 드라마와 사극은 적지 않지만 이 영화는 설정이 독특하다. '간신'은 연산군이 채홍사(採紅使)를 파견해 팔도의 미인을 끌어모으고 이 미인을 흥청(興靑)이라 불러 패망의 길을 걸으면서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왕에게 잘 보이려고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물, '희대의 간신'이라는 임숭재. 그는 왕을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고 양갓집 규수, 천민 할 것 없이 1만 명이 넘는 여자를 잡아갔고, 백성들 원성이 자자했다.

영화는 왕 위에 군림하려는 간신들의 권력다툼과, 나라를 팽개친채 망가지는 연산군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주지훈이 간신 임숭재를, 김강우가 연산군을, 천호진이 임숭재의 아버지 임사홍을 연기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첫 외근 임무를 맡은 여성 요원의 반전액션 '스파이'.

▶'스파이'=고정관념을 깨는 스파이의 모습을 통해 반전을 선보이는 영화. 스파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새롭게 변주되고 있다. 기존 스파이는 비밀스러운 임무를 맡는다는 설정 탓에 항상 지적이고 섹시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키 157㎝에 100㎏에 육박하는 체중을 가진 40대 여성 멜리사 맥카시다.

그가 맡은 수잔 쿠퍼는 CIA의 내근직 요원. 그동안 스파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외근직 요원들의 스릴 넘치는 액션을 표현했지만 '스파이'는 내근직으로 일하다가 외근직으로 미행 임무를 부여받은 여성 스파이의 좌충우돌에 방점을 찍는다. CIA 내부에서 외근직 요원을 지원하며 이론만큼은 완벽하게 꿰고 있는 어설픈 스파이의 임무 수행 과정에는 스릴보다 웃음이 넘친다. 하지만 긴박감 넘치는 추격신과 고난도 스턴트도 있다. 기존 스파이물의 틀을 깨고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추지 않은 여성 내근직 요원의 활약을 다뤘다는 측면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밖에도 '제2의 김기덕'으로 불리는 박정범 감독의 영화 '산다'도 개봉됐다. 세상의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비루한 존재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깊숙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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