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99)성산읍 '백기해녀의집'

[당찬 맛집을 찾아서](99)성산읍 '백기해녀의집'
해녀 손맛이 더해진 성산 앞바다의 싱싱함
  • 입력 : 2015. 08.14(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성산일출봉이 바로 보이는 곳에 들어서 있는 백기해녀의집은 어촌계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다. 음식의 재료는 성산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이다. 물회에는 전복과 성게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백기해변 이름따 어촌계원들이 운영
해삼·성게·소라·전복 주재료로 이용
시원하고 담백한 성게칼국수도 별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수록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음식이 땡긴다. 그중에 쫄깃쫄깃한 회와 채소, 된장과 식초로 맛을 낸 국물을 곁들인 물회는 여름철 제주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음식이 아닐까.

자리돔, 한치, 성게, 해삼, 소라 등 생선과 해산물 종류의 제약 없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물회의 매력 중 하나다. 요즘은 웬만한 식당에서 물회를 팔고 있지만, 해녀가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고 요리해 선보이는 특별한 곳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무더위의 절정기,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백기해녀의집'에서 시원한 물회를 만나보자.

별미인 성게칼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성산일출봉이 바로 앞에서 보이는 곳에 위치한 백기해녀의집은 고성·신양어촌계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로 성산읍 사람들이 여름철 물회를 먹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관광객들이 많기로 소문난 성산 지역이지만, 이 가게 만큼은 아직도 관광객 못지않게 마을주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

해녀를 포함한 14명의 어촌계원들이 하루씩 3명이 돌아가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백기해녀의집은 '해산물(해삼·성게·소라·전복)물회'를 주메뉴로 성게 칼국수, 매운탕, 전복죽, 문어 등 해녀들이 바로 앞 '백기해변'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인기가 있다는 해산물 물회와 성게 칼국수를 맛보기로 했다. 신선함이 생명인 물회이기에 주문하자 마자 수조에 보관된 해삼, 전복, 소라 등을 꺼내는 모습이 보인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직접 주방에 들어가 조리 과정을 구경하기로 했다.

먼저 소라 손질에는 망치가 필요하다. 몇 번 내리쳐 딱딱한 껍질을 깨고 알맹이가 나오면 내장과 쓴맛 나는 부분을 제거해 썰어 둔다. 전복과 해삼도 함께 썰어 놓고 여기에 성게, 오이, 미나리, 미역, 참깨 등을 준비한다. 준비된 재료를 된장과 설탕, 식초 등으로 맛을 낸 국물에 넣으면 물회가 완성된다. 의외로 간단히 빠르게 만들어져 서둘러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오돌오돌한 소라 살을 입에 넣으니 바다가 그대로 느껴진다. 처음엔 짭잘하다가 씹을수록 단맛이 배어나오기 시작하는게 그렇게 맛이 좋았다. 또한 새콤한 국물에 오독오독 전복과 해삼, 입에서 녹는 성게, 부드러운 미역, 아삭한 오이 등 세상의 존재하는 식감은 다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식감에 취해 먹다보니 어느새 밥 한공기도 뚝딱 사라져 버렸다.

소라가 산란하는 6월에서 8월까지는 금채기간이다. 하지만 해녀들이 초여름에 잡아둔 소라들이 망사리에 담겨져 얌전히 바닷속에 보관돼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어서 시원한 물회에 얼어버린 속을 녹여줄 따끈한 '성게 칼국수'로 눈을 돌렸다. 조개육수에 붉고 노란 성게를 듬뿍 넣어 시원하고 담백했다.

50년 동안 물질을 하고 있는 정축생(65) 고성·신양어촌계 총무는 "소라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 하루 빨리 금채기가 풀려 소라를 잡아야 겠다"며 "9월부터는 물질하랴, 가게 돌보랴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게가 올레길에 위치해 있는데 방문객들이 주변에 쓰레기를 자꾸 버리고, 야영행위를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자제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해산물 물회 1만3000원, 매운탕 대자 4만원, 중자 3만원, 성게 칼국수 8000원, 모듬해산물 3만원, 문어 2만원. 영업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24-1(일출로88-19), 전화 064-782-0673.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9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