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 중국인 유학생 조박씨

[제주愛 빠지다] 중국인 유학생 조박씨
"중국-제주 가교 역할 하고싶어"
  • 입력 : 2015. 09.11(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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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조박씨. 최태경기자

제주대 언론 석사과정
제주에서 기자생활 꿈

한류붐을 타고 중국인 유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기자의 꿈을 안고 중국과 제주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지닌 젊은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제주대학교에서 언론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있는 중국인 조박(27)씨.

내몽고 출신인 그는 다니던 군사학교가 적성에 맞지 않아 유학을 결심하고 2010년 3월 홀로 제주로 넘어왔다.

"한국의 수학능력시험같은 시험을 치르고 군사학교에 들어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유학을 결심했죠. 한국의 여러 학교를 알아보다 제주대학교가 유학생에 대한 복지시스템이 잘 돼 있고, 중국인들 사이에서 제주가 천혜의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 있어 큰 고민없이 제주행을 선택하게 됐어요."

유창한 한국말과 서글서글한 인상이 외국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인 그도 6년여의 한국생활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우선 제주로 떠나기 전부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을 됐기 때문이다.

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서인지, 선후배 문화에 대해서도 낯설었다. 중국의 경우는 2~3살 차이까지는 서로 친구로 지내지만, 한국에선 형·동생 등 선후배 문화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으로 일상대화에는 자신이 있지만, 그래도 병원 등을 찾았을 때 전문용어가 튀어나오면 다시 초보 유학생이 돼버린다.

석사과정과 함께 제주시내 면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제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조박씨. 최근 제주의 관광시장 상황과 맞물려 제주에 아예 둥지를 틀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제가 제주에서 할 일이 상당히 많을 것 같아요. 특히 제 전공을 살려서 제주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싶어요. 중국과 제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더 큰 바람도 있죠."

일년에 한 번씩은 고향에 간다는 그는 올해 겨울을 그 어느때보다 기다리고 있다. 아들이 살고 있는 제주에 부모님이 방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을 찾아 유학을 결심할 때도 항상 응원해 주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의 꿈이 제주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제주에 정착하는 것도 크게 우려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혹시 모르죠. 이번 겨울에 부모님이 제주를 찾았다가 제주의 매력에 반해 가족들 전체가 제주에 살지도."

지금 아르바이트를 하며 중국인들을 대하고 있는 그가 지은 미소는 중국인 유학생의 미소가 아닌 제주인이 짓는 미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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