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오색 빛깔 조가비의 향연, 세계조가비박물관

[길 路 떠나다]오색 빛깔 조가비의 향연, 세계조가비박물관
"조가비는 자연이 준 최고의 예술 작품"
  • 입력 : 2015. 10.09(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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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세계조가비박물관에는 40여 년 간 세계 각국을 돌며 수집한 희귀하고 다양한 조가비가 전시돼 있다. 강경민기자

40여년간 모은 세계 희귀 조가비들 전시
천연 조가비와 금속 공예의 절묘한 만남
진주 팔찌·조가비 아트 등 체험교육 인기

"'조가비'야 말로 자연이 준 최고의 예술 작품입니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세계조가비박물관은 전 세계 각양각색의 조가비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곳이다.

지난 7일 조가비박물관을 찾았다. 명연숙(61·여) 관장은 1975년부터 40여 년 간 세계 각국을 돌며 희귀하고 다양한 빛깔을 머금은 조가비 수천 여 종을 수집했다. 서양화를 전공한 탓에 '때깔' 고운 조가비에 유난히 관심이 깊어지면서 아예 팔을 걷어 부치고 오색 빛깔이 수놓인 조가비 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명 관장은 수십 년 동안 발품 팔아 모은 조가비들을 금속공예가인 권오균(51) 부관장의 손을 빌어 여러 종류의 산호들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으로 버무려 관람객들을 아름다운 바다 속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제가 수집한 조가비들의 40% 정도예요. 해마다 작품들을 바꿔 전시하고 있는데, 아마도 모두 소개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릴 것 같네요."

이러한 예술 전문 작가들의 조가비 향연을 뽐내고 있는 조가비박물관은 2011년 서귀포시 내에 새롭게 개관한 관광지로, 세계에서 드문 새로운 형식의 '조가비아트뮤지엄'이다.

박물관 1·2층에는 조가비 아트 전시실이 있다. 1층 전시관에 있는 조가비의 상당수가 '제주산'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조가비들과 확연히 달랐다. 마치 인위적으로 색칠을 한 것 마냥 알록달록 고운 빛깔과 아름다운 형태를 띠고 있어 이 조가비들이 과연 자연이 빚은 작품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우리네가 알고 있는 색깔 이름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함 그 자체였다.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패류들은 한국패류학회 이준상 박사에 의해 분류 됐어요."

특히 권오균 부관장의 '동(銅)'을 소재로 해 만든 받침대 위에 연출한 조가비와 산호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3층에는 국내 최초 금속 공예와 서양화 갤러리, 조가비 정원이 있다. 정원에는 대왕조개(식인조개) 조형물이 있어 박물관의 포토존으로 손꼽히고 있다.

조가비박물관의 명연숙(오른쪽)관장과 권오균 부관장.

이날 때마침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작품에 놀라워하며 자연의 신비에 감탄사를 쏟아내는 등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시관 외에 명 관장과 권 부관장이 기획·진행하는 체험교육도 인기다. 조가비와 진주를 이용하는 것으로, 천연 진주 팔찌·조가비 아트 액자·조가비 아트 박스 만들기를 비롯해 동판화 체험 등 다양해 아이들의 눈과 손을 즐겁게 한다.

부대시설인 카페는 커피 맛이 좋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을 관람한 후 예술작품 사이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길거리다.

예술가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공간인터라 박물관 건물 자체도 작품으로서 모자람이 없다. 실내 내부 곳곳에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표현된 재미있는 예술작품들이 숨어 있다. 화장실 내 손 씻는 데마저 범상치 않다. 서귀포시로부터 아름다운 간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주도로부터는 우수박물관으로 선정됐다. 문의 762-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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