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제주 고광림 박사 부인 전혜성 이사장

[한라人터뷰]제주 고광림 박사 부인 전혜성 이사장
"김만덕 할머니처럼 배운 것 사회에 돌려줘야"
  • 입력 : 2015. 10.14(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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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성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은 "나눔을 몸소 실천한 김만덕 할머니는 여성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말했다. 강경민기자

'제주의 며느리'이자 '교육의 대모(大母)'로 알려진 전혜성(86)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이 8년만에 남편의 고향인 제주를 찾았다.

전 이사장은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출신인 고광림(1989년 작고) 박사의 부인이며 현재 미국 오마바정부의 차관보가 된 아들 고경주·홍주씨의 어머니이다.

전 이사장은 12일 남편의 고향인 하귀리를 찾은데 이어 13일 김만덕 기념관을 찾아 전시장을 둘러봤다.

전시장에서 만난 전 이사장은 "나눔을 몸소 실천한 김만덕 할머니는 여성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김만덕기념사업회가 발족되기 전인 1968년 한국에서 김만덕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감명을 받아 당시 미국에서 그 내용으로 강의를 했었다"고 회고했다.

4남2녀 모두를 미국의 명문대인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보낸 그녀는 미국사회에서도 '교육의 대모'로 불린다. 자녀교육법은 미국 교육부에 의해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교육의 성공사례로 유명하다.

전 이사장은 "자녀교육에 있어 균형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부모는 아이들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며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말로하면 23%가 전달되고,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면 100%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자녀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열심히, 성실하게, 그리고 봉사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일깨웠다.

자녀 모두 美 명문대 입학… '교육의 대모'로 불려
"자녀교육 부모가 롤모델… 행동하는 모습 보일 것"


전 이사장은 이어 "봉사하면서 우리가 배운 것을 다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며 "김만덕 할머니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 학생들 가운데 성장할 수 있는 재원이 많은데 미국에서 지도자로 만들어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싶다"며 "외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 나라사랑하는 마음도 전했다.

전 이사장은 '장수의 섬, 제주'와 관련해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사상은 한국, 특히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러 왔다는 역사·문화적 기록이 전해지는 제주가 더 발전해 있다"며 "미국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다"고 얘기했다.

전 이사장은 현재 노인요양시설에서 한국 무용을 변형한 코리아댄스라는 노인밸런스운동을 만들어 보급하고 노인을 대상으로 15개의 한국학을 강연하고 있다. 작고한 고광림 박사와 하버드대에서 맨 처음으로 한국학 과정을 신설한 장본이기에 더욱 값진 활동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 2학년을 마치고 미국 유학에 나선 전 이사장은 당시 19살의 나이에 고광림 박사를 알게 됐고,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을 키워 22살이 되던 해에 결혼했다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했다.

보스턴대 출신인 그녀는 예일대 법대학장을 지냈고 1952년 동암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지난 60여년간 한·미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현재 동암문화연구소 부지 매입을 위한 모금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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